라임운용 '배드뱅크' 만든다...퇴출 수순
라임운용 '배드뱅크' 만든다...퇴출 수순
  • 어예진 기자
  • 승인 2020.04.20 10: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미지 제공=연합뉴스
이미지 제공=연합뉴스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이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환매 중단 펀드를 모두 이관하는 '배드뱅크'를 출범시켜 부실 자산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한 주요 판매사들이 자본금 50억원 규모를 출자해 '라임 배드뱅크 운용사'를 신설한다. 운용사 형태의 배드뱅크 설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금융감독원과 판매사들은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과 펀드 이관 범위, 출자 규모 등을 정할 방침이다. 참여하는 판매사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 총 19곳이다.

배드뱅크 설립으로 사실상 국내 헤지펀드 1위였던 라임운용은 퇴출수순을 밟는다. 금감원은 라임운용의 등록을 취소하고 모든 부실 라임펀드를 배드뱅크 운용사로 이관해 펀드 회수에만 집중할 예정이다.

이처럼 배드뱅크 설립을 결정하는 데는 스타모빌리티 자금 유출 정황이 주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된 펀드 자금 가운데 195억원이 스타모빌리티 김봉현 회장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18일 구속된 금감원 출신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까지 연루되면서 사태 해결의 진척은 커녕 각종 이슈가 증폭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원종준 라임운용 대표 등 기존 라임 경영진 체제에서 정상적인 자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 주요 판매사들과 새로운 방안을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드뱅크 출자금은 라임 펀드 판매 잔액이 많을 수록 더 많이 출자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같은 방식에 의할 경우 대주주는 신한금융그룹(신한금투3248억원+신한은행2769억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라임 배드뱅크 설립을 시작으로 포트코리아자산운용, 라움자산운용 등 연관 운용사를 비롯, 주요 판매사들에 대한 금감원의 징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트리뷴=어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