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5G 1년①] '반쪽짜리 서비스' 오명...즐길거리 여전히 '제한적'
[한국 5G 1년①] '반쪽짜리 서비스' 오명...즐길거리 여전히 '제한적'
  • 설동협 기자
  • 승인 2020.04.0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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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일,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쏘아 올린 5G(5세대 이동통신)가 상용화 1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5G는 LTE와는 비교가 안되는 빠른 속도와 짧은 지연시간 등 이론적으로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로 알려져왔다. 5G의 속도는 28㎓ 대역에서 이론적으로 LTE보다 최대 20배 빠르기 때문에 LTE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용자 경험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연합 제공
사진=연합 제공
하지만 정부와 국내 이동통신사가 내세운 5G는 소비자들의 기대치에 충족되지 못했다. 5G 상용화가 초기인 탓에, 인프라가 LTE 기지국 대비 현저히 부족해 원활한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은 것.

일각에서는 특히 일부 특정 지역을 벗어나면 5G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반쪽짜리 5G'라는 지적도 따랐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빠른 시일 내에 기지국 설치 등 안정적인 인프라를 조성하겠단 입장이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LTE 서비스와 큰 차이점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5G 인프라, 여전히 역부족...이통사 기지국 확대 '총력'

현재 5G는 여전히 통화가 선명하게 이어지지 않고, 지하철이나 실내 등에서 LTE(4세대 이동통신)로 자동 전환되는 등 여전히 끊기는 단점이 있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광역시는 5G 기지국이 어느정도 구축됐지만, 그 외 지역과 인빌딩 등에서는 5G 투자가 더딘 탓이다.

업계에서는 전국에 망이 촘촘하게 깔리고, 이용자가 끊김 없이 5G 통신을 이용하려면 3∼4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 3사는 현재 LTE와 장비를 일부 공유하는 5G NSA(비단독모드)에서 5G SA(단독모드)로 전환을 준비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5G 사용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5G 안착을 위해서는 5G 전용 28㎓ 대역 개통과 5G SA 구축이 필수 요소로 꼽힌다.

아울러 통신 3사는 5G 음영 지역을 줄이기 위해 전국 85개 시·동 단위로 5G 기지국을 지속해서 구축할 계획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기준 7만개 이상의 5G 장비 설치를 목표로 5G 기지국을 구축해 왔다. SK텔레콤은 올해 전국 유동인구 밀집 지역과 교통 요충지,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5G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5G 클러스터'를 통해 24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백화점, 공항, 대형 쇼핑몰 등 중소형 빌딩 내 5G 인빌딩은 2000여개 이상 설치할 계획이다.

KT는 현재 약 7만3000개 이상의 기지국을 구축한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KTX 서울역과 공항 등 500여개 건물에서 인빌딩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전국 6개 공항과 KTX와 SRT 역사, 경부·호남·서해안·영동 고속도로 전 구간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도 7만5000개 이상의 기지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수욕장과 리조트, 스키장 등에도 5G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향후 관광지나 국립공원 등 테마 지역에도 커버리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단순 기지국 수가 늘어나는 것을 대비해 이통 3사의 5G 통신 품질은 올해부터 객관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부터 5G 서비스에 대한 통신 품질 평가를 시행한다.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이통3사의 5G 통신 서비스 품질 평가를 하고, 7월에 상반기 평가 결과를, 11월에 하반기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킬러 콘텐츠 부족한 5G...통신사·정부, 5G 투자 확대

5G 가입자는 지난달 말 기준 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495만8439명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지난해 5G 가입자가 5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으나, 지난해 말 5G 가입자 수가 466만여명에 그쳤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5G만의 킬러콘텐츠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통3사가 실감형미디어, 스트리밍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으나, 자체 제작에 한계가 있어 콘텐츠 확대에 어려움이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5G 고객이 LTE 고객 대비 체감할 만한 킬러 콘텐츠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5G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콘텐츠를 내놓는다 하더라도 품질에 한계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3사는 당초 올 상반기 계획했던 2조7000억원보다 50% 증가한 4조원 가량을 5G 통신 분야에 투자하기로 한 상태다. 지난해 통신 3사가 5G망 구축을 위해 설비 투자(CAPEX)한 비용은 8조7807억원가량이다. 연간 투자 금액 중 전년 대비 60% 늘어난 금액을 5G망에 투자했다.

특히 정부도 올해 2677억원을 투입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5G실감콘텐츠 산업 육성에 나선다. 이 중 홀로그램이나 VR·AR 디바이스 등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5G 실감 콘텐츠 제작·테스트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625억원을 투입한다. 또 실감콘텐츠 관련 중소·벤처기업 성장지원 펀드를 조성하고 규제 개선과 실감콘텐츠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데 968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