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 상반기 부진 불가피...회복국면에선 경쟁력↑"-신한금투
"자동차업, 상반기 부진 불가피...회복국면에선 경쟁력↑"-신한금투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4.0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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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 부진, 환율 효과로 일부 상쇄
타이어 업체, 전반적인 실적 하향 전망
향후, 밸류에이션 회복 모멘텀이 중요

신한금융투자가 1일 자동차 업종에 대해 상반기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향후 회복 국면에서는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하며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업종의 상반기 수요는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1분기 한국과 중국의 완성차 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각각 7%, 43% 감소했고, 지난달 이후로 코로나19 영향이 서구권까지 확대되며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도 수요 충격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상반기 자동차 업종의 글로벌 수요는 전년동기 대비 2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상반기 실적 부진은 감내할 수 있는 범위라는 의견이다.

완성차 업체의 1분기 실적은 국내 가동 중단과, 환율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차의 1분기 국내 공장 출하량은 36만4000대로 기존 전망치 대비 8.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마찬가지로 기아차도 29만9000대로 전망치 대비 14.3% 줄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원화 약세 효과로 판매 부진을 일부 상쇄가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현대차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3조5000억원, 9087억원으로 예상됐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0.2% 오른 기록이다.

기아차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3조1000억원, 3977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5.4% 증가, 영업이익은 33.1% 감소한 실적이다.

정용진 연구원은 "현대차는 국내 공장 셧다운으로 모멘텀이 지연됐고, 내부 판매가 예상보다 감소했다"며 "다만 한율 효과로 이를 상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기아차는 "지난해에 이어 인도가 여전히 전체 물량을 견인했지만, 역시 내수 판매가 기대치보다 부진했다"며 "환율 효과는 긍정적이지만, 전년 동기에 일회성 환입이 존재해 기저가 높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부품사들은 중국에 대한 노출도에 따라 희비가 갈릴 예정이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8조6000억원(전년동기 대비 -1.8%), 829(-15.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 가동률 하락으로 자동차 부품 사업부 마진은 -0.7%로 소폭 적자전환 하겠으나, AS 사업부의 견조한 마진(25.5%)이 이를 상쇄했다.
 
한온시스템은 매출 1조6000억원(+13.1%), 영업이익 829억원(-11.3%)으로,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낮다. 하지만 인수한 EFP 사업부의 미국/유럽 의존도가 높고, 주요 고객사 중 포드의 계획이 불투명해져 2분기 실적의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현대위아도 중국발 타격이 커 본업은 적자전환하겠으나, 통상임금 관련 환입금을 약 750억원 반영해 매출액 1조6000억원(-13.7%), 영업이익 333억원(+128.1%)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만도는 중국 비중이 높아 1분기 실적 부진이 클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 1조3000억원(-9.2%), 영업이익 192억원(-40%)으로 전망됐다. 다만 중국 매출에서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로컬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의 가동률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라 2분기부터는 개선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S&T모티브는 중국 매출 비중이 10%에 불과하고, 이익에서 방산 수출 비중이 높아 커버 리지 부품사 중 1분기 실적 변동성이 가장 적었다. 매출액 2316억원(+2.7%), 영업이익 178억원(+28.2%)으로 전망됐다. 유동성 문제가 이슈인 상황에서 무차입 경영인 점도 중요한 투자 포인트로 꼽혔다.

타이어 업체의 경우, 장기화된 불황으로 전반적인 실적 하향이 예상됐다.

한국타이어의 1분기 실적은 매출 1조5000억원(-8.9%), 영업이익 856억원(-39.1%)으로 부진이 불가피하다. 유럽과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장에서 RE 판매가 둔화된 가운데 3월부터 유럽/미국 수요도 빠르게 하락했다.

다만, 유가 하락으로 투입원가가 하향 안정화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반기 신규 거래선향 매출도 예정돼 있어 상저하고의 실적이 예상됐다.

넥센타이어는 매출액 4529억원(-7.5%), 영업이익 365억원(-24.6%)으로. 북미향 수출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1분기 실적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나 2분기 이후 미국 수요 상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금호타이어는 매출액 5589억원(+1.7%), 영업이익 33억원(흑자전환)이 전망됐다. 업황 부진에 노출됐으나, 전년도 기저 효과로 인해 타이어 3사 중 유일하게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는 자구책으로 비용을 절감한 영향이지만, 실적 개선의 폭은 기존 추정치 대비 대폭 하향됐다.

정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의 밸류에이션은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하락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밸류에이션 저점을 찾기보다는 밸류에이션이 회복할 수 있는 근거를 찾는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각국 공장들이 비자발적인 가동 중단을 겪는 가운데, 공급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지난달 현황을 보면, 한국과 중에의 밸류 체인 정상화 속도가 빠르고 미국과 유럽은 셧다운 일정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