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금 조달 어려운 증권·캐피탈사에 유동성 우선 공급
정부, 자금 조달 어려운 증권·캐피탈사에 유동성 우선 공급
  • 어예진 기자
  • 승인 2020.03.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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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금융시장 불안에 자금 조달이 어려운 증권사와 캐피탈사에 유동성을 우선 공급한다.

26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단기자금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와 캐피탈사에 가장 먼저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면서 "가능하다면 이달 안에 실질적인 자금 투입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정부는 100조원 상당의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냈다. 주식과 회사채, 단기자금 등 시장에 48조5000억원의 자금을 배정하고,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을 통해 다음달 초부터 실질적인 자금 투입을 시작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자금 시장의 가장 취약한 증권사와 캐피탈사에 자금을 가장 먼저 투입해 위기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현재 단기 자금시장의 위기는 증권사들의 유동성 압박에서 시작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폭락함에 따라 증권사들이 거액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을 받자,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이하 여전채)과 기업어음(CP)을 대량 처분해 자금시장의 경색이 왔다는 것이다.

신용카드와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사는 여전채 발행이 중단되면 당장 영업을 접어야 한다. 수신 기능 없이 여신만 다루는 회사는 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이 안 되거나 차환이 거부되면 즉시 유동성 위기에 이른다.

특히 캐피탈사의 경우 중·저신용자가 많이 찾아 대출 자산 부실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캐피탈채 투매 속도가 더 빨라졌다.

정부는 이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증권금융과 한국은행을 통해 증권사에 5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24일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2조5000억원의 자금을 증권사(7000억원)와 증권금융(1조8000억원)에 공급했다. 증권금융 또한 25일 1조8000억원을 18개 증권사에 전액 지원했다.

여전채는 10조원을 시작으로 최대 20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는 채권시장안정펀드를 동원해 사들일 방침이다.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도 여전채 매입에 동원된다.

P-CBO는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힘든 기업의 신규 발행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기업이 직접금융 시장에서 저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금융위 관계자는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을 통해 유동성이 공급되기 시작하면 경색된 시장에 숨통이 틔워질 수 있다"면서 "이런 분위기가 확산한다면 자금시장도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어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