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 3세 경영시대 개막...이도균 신임 대표이사 선임
무림, 3세 경영시대 개막...이도균 신임 대표이사 선임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0.03.2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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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균 무림 대표이사ㅣ무림

펄프·제지 전문기업 무림이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에 3세 경영인 이도균(43·사진) 사장을 선임했다. 

무림P&P는 기존 김석만 대표이사 사임에 따라 이도균 대표이사를 선임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는 임용수 신규 사내이사도 선임됐다.

무림 측은 "IT 변화에 직면하게 되면서 무림 또한 성장세가 주춤해지며 예측 불가능한 환경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 가능한 민첩함과 글로벌 경험을 갖춘 젊은 수장으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도균 신임 대표이사는 1978년생으로 미국 뉴욕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2007년 무림페이퍼 영업본부로 입사했다. 제지사업본부, 관리본부, 일관화건설본부를 거쳐 전략기획실, 계열사관리까지 입사 후 약 14년간 경영 전반에 걸쳐 풍부한 경험을 쌓으며 보폭을 넓혔다. 특히 현장 경험이 중시되는 제조업종의 특성에 맞춰 2010년부터는 울산의 무림P&P 일관화공장 건설 현장에서 직접 근무하며, 2011년 국내 최초의 펄프-제지 일관화공장 준공을 성공리에 이끌기도 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신임 대표는 그간 그룹 재정비를 통한 내실 다지기에 몰두하는 한편 미래 먹거리 마련에 집중해 온 것으로 보인다. 그간 종이사업을 중심으로 하던 무림이 지난 2011년 일관화공장을 건설하며 ‘펄프’라는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미래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되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금의 탈(脫) 플라스틱 흐름의 교두보가 된 셈이다.  

또한 무림P&P 일관화공장의 친환경 시스템을 통해 탄생한 무림 종이들은 지난 2013년 제지업계에서 최초로 ‘저탄소제품’ 인증을 획득했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무림만이 보유하고 있다. 무림의 저탄소 종이들은 최근 환경부 개정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 의무 구매 대상으로 적용되는 ‘녹색제품’에 포함되기도 했으며, 종이빨대 및 종이컵 등에 사용되는 식품용지들은 친환경 종이시장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기존 통합적으로 운영하던 제지연구소에서 펄프∙신소재 연구소를 분리해 펄프, 톱밥 등 자연 성분을 활용한 친환경 신소재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세계 유수의 글로벌 제지기업들이 펄프를 통한 다양한 신기술, 신사업의 길을 모색하는 가운데 국내 대표 제지사이자 유일한 펄프기업으로서 그 미래 가치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다.  

이같은 의지에 따라 무림의 펄프∙신소재 연구소는 ‘나노셀룰로오스’를 활용한 자동차내장재나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우드 플라스틱’ 등을 개발해냈고, 조만간 이에 대한 제품화 가능성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와 발맞춰 무림은 국내 펄프∙제지업의 기술 발전과 전문가 양성을 위해 국립경상대와 MOU를 맺고 국내 최초의 펄프∙제지 전문학과인 ‘P&P화학공학전공’도 신설, 미래인재 양성에 아낌없는 지원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8년 문을 연 무림의 플래그십 스토어 ‘무림갤러리’ 또한 이 대표가 야심 차게 추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대형 제지사의 일반적인 통념에서 벗어나 소비자 감성까지 터치하는 종이 복합 체험공간을 조성해 종이의 가치와 재미를 전하는 젊은 제지기업으로의 변화를 꾀한 것. 이후 무림은 무림갤러리를 앞세운 적극적인 소비자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렇게 이 대표는 그룹의 중심인 제지부문에서는 시장성 있는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전면 재정립하고 펄프를 통한 환경친화적 미래 소재 개발을 본격화하는 한편, 사업성이 취약한 비제지 계열사는 정리해왔으며, 미래성장을 위한 이종산업 진출 모색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취임과 함께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무림은 유연한 조직문화를 근간으로 한 내부경쟁력 강화에 몰입하는 한편, 수익성 강화를 통한 기업가치 향상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 대표는 평소 전통 제조업의 보수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수평하고 유연한 조직문화 조성’을 최우선 가치로 꼽고 직원들 간 활발한 소통을 주도하는 스스럼없는 행보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무림은 지난 1956년 설립, 국내 최초로 서양식 종이를 생산해낸 후 64년이라는 오랜 업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쇄용지 점유율 1등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펄프를 생산하고 있다. 
 
한편 전임 김석만 대표는 무림의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으나,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직을 유지한다. 김 대표는 1948년생으로, 1976년 무림에 입사해 약 45년 간 제지업계에 몸담아왔던 업계 원로다. 
 
그는 "제지업계 변화의 시기를 맞이해 한발 물러나 글로벌 경험과 민첩성으로 활약할 수 있도록 차세대 주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한편, 제지연합회장으로서 '노장'의 많은 경험과 지혜를 계속해서 나누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