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해외서 한국 라면 불티
코로나19에 해외서 한국 라면 불티
  • 박진형 기자
  • 승인 2020.03.2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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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풀무원
사진=풀무원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국내 라면이 해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4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라면 수출중량은 지난 2월 총 1만2522톤, 수출금액은 4264만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수출중량 8550톤, 수출금액 2985만 달러와 비교했을 때 크게 증가한 셈이다.

풀무원은 미국 시장에서 라면 매출이 올해 2~3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풀무원 관계자는 "미국에서 2월달부터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아시안 누들 제품들도 미국 주요 마켓에 현지인 대상으로 개발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상품은 데리야끼 볶음우동과 한국식 짜장면이다. 현지인에게는 생소한 '프리미엄 생면'이라는 전략을 내세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풀무원은 지난해 미국 내 매출액 3000만달러의 성과를 올렸다. 250만명의 미국 한인 시장과 일부 아시아인 대상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2015년 현지인까지 타깃층을 넓힌 결과 4년 만에 6배 급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풀무원은 이를 발판 삼아 한국 전통 음식인 불고기를 활용한 불고기 우동, 생칼국수, 베트남 쌀국수, 가쓰오 우동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미국 아시안 누들 시장은 한화로 연간 약 2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신라면'으로 미국 시장 3대 라면 제조사로 등극한 농심은 제2의 신라면으로 불리는 '짜파게티'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최근 '기생충 효과'로 케이푸드 반열에 오른 '짜파게티'는 2월 한달간 미국에서 7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 일본 등을 모두 포함하면 150만 달러로 지난해 동월 대비 120% 대폭 증가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 등이 코로나19로 심각환 국면에 접어들면서 라면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는 후문이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내식이 늘면서 라면을 찾는 국내외 소비자들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수년째 러시아 용기면 시장에서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는 '팔도 도시락'은 코로나19로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팔도 관계자는 "코로나 대유행 때문에 다른 제품보다 간편하게 먹기 용이하고 식사대용이 가능한 라면을 많이 찾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확진자가 급증할 당시 라면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과 동일한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팔도 도시락은 해외 30개국 이상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불닭브랜드'로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출에 집중해온 삼양식품도 호재를 맞았다. 올해 2월 들어서 중국 현지 총판의 주문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해 50% 증가했기 때문이다. 3월 발주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9% 오르면서 판매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모습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도 일부 있지만 온·오프라인 신규 거래처 확대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의 해외 수출 비중은 2015년 10%에서 2016년 25%, 2017년 45%로 빠르게 증가했으며, 2019년에는 50%를 넘어 국내보다 해외 매출이 앞질렀다. 2016년 유튜브에서 불닭볶음면 먹기에 도전하는 'Fire noodle challenge(파이어 누들 챌린지)'가 유행하기 시작한 게 계기가 됐다.

 

[비즈트리뷴=박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