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투명 경영 주장 허구" vs KCGI "조원태 결격사유 심각"
한진그룹 "투명 경영 주장 허구" vs KCGI "조원태 결격사유 심각"
  • 이혜진 기자
  • 승인 2020.03.2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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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이 달린 한진칼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진그룹이 그동안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반도건설의 '3자 연합'이 주장한 내용에 대해 '팩트체크' 형식을 빌려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한진그룹은 20일 '조현아 주주연합 그럴듯한 주장?…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폐쇄적 족벌경영의 대표격인 반도건설, 지배구조 최하위 등급을 받은 조선내화로부터 투자를 받은 KCGI, 땅콩 회항을 비롯해 한진그룹 이미지를 훼손한 조현아 전 부사장이 과연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3자 연합은 그동안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 경영 등을 지향한다고 밝혀왔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과 아들 권재현 상무는 지주회사인 반도홀딩스의 지분 99.67%를 소유하고 있으며, 지주회사가 각 계열사를 소유하는 구조"라며 "특히 수익성이 높은 계열사는 부인, 아들, 사위, 차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전형적인 가족 중심의 족벌 경영 체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권홍사 회장은 소액주주를 위한 목적의 '차등배당제도'를 악용해 권재현 상무에게 3년간 639억원을 배당하기도 했다"며 사실상 배당의 탈을 쓴 불법 증여라고 비난했다.

한진그룹은 "KCGI에 투자한 조선내화의 경우 4대에 걸친 오너 가족이 주주명부에 올라 있는 데다 이사회 독립성도 담보되지 않았고, 보상위원회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도 갖추지 못했다"며 "계열사로 골프장, 언론사, 자동차 기계부품사 등 주력사업과 관계없는 회사를 거느린 구조로 투명 경영, 지배구조 개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진그룹은 강성부 KCGI 대표가 지난달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CGI 주요 펀드의 최종 만기가 14년"이라며 '먹튀'가 아닌 장기 투자자라고 강조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현재 KCGI의 총 9개 사모펀드(PEF) 중 '케이씨지아이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제1호 PEF)', '케이씨지아이제1호의5 사모투자합자회사(제1호의 5 PEF)'만 존속기간이 10년이며, 나머지 7개의 PEF는 존속기간이 3년에 불과하다"며 "제1호 PEF는 존속기간 연장에 관한 내용이 없고, 제1호의 5 PEF는 2년씩 2회 연장이 등기돼 있으나 대부분 투자자의 전원 동의가 필요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존속기간이 3년에 불과한 7개의 KCGI PEF는 투자자들이 3년 후 청산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이는 KCGI가 그동안의 주장과는 달리 단기투자 목적의 '먹튀'를 위해 투자 자금을 유치했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3자 연합이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겠다며 최근 주주 간 계약서까지 공개한 가운데 한진그룹은 "이사회 장악과 대표이사 선임 후 대표이사 권한으로 3자 연합 당사자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고 이것이 바로 경영 참여이며 경영 복귀"라며 "시장과 주주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한진그룹은 다만 KCGI가 전날 "한진칼이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하면서 일부 주주들에게 상품권 등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발한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한편 3자 연합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경영 위기를 이유로 결격 사유가 심각한 조원태 회장 등 현 경영진을 유임하기보다 위기의 타개를 위해 독립적이고 전문경영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투명하게 한진칼을 경영할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3자 연합은 이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 중 허희영 위원은 조원태 회장이 등기이사로 있는 정석인하학원 소속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로,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조원태 후보 측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왔다는 점에서 이해 상충이 우려된다"고 견제했다.

한진칼 지분 2.9%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당초 위탁운용사에 위임하기로 한 한진칼 보유주식 의결권을 회수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으며, 조만간 수탁자책임전문위에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KCGI는 이날 별도로 보도자료를 내 지난 17일 한진칼이 지적한 3자 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내용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KCGI는 위임장 용지와 참고서류 제출 이후 2영업일이 지나기도 전에 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를 했다는 지적에 "자본시장법상 권유 상대방인 주주가 10명 미만이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투자목적회사(SPC)는 단독으로 10% 이상 경영권 투자를 해야 하는데 KCGI 산하 일부 SPC의 경영권 투자가 10% 미만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KCGI는 "자본시장법상 SPC에 대해서도 공동투자 방식이 허용된다"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KCGI 산하 SPC인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 주식 10%를 보유해 소유 주식을 개별적으로 보고할 의무가 생겼는데도 다른 KCGI 산하 SPC인 엠마홀딩스, 캐트홀딩스 주식을 포함해 공시해서 공시 의무를 어겼다는 지적도 반박했다.

KCGI는 "그레이스홀딩스와 특별관계자인 SPC들 모두 KCGI에 의해 운용되는 펀드인 점을 고려해서 모두 합산해 공시하는 것이 투자자 보호와 정보 제공 관점에서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3자 주주연합은 주총 의결권 기준 우호지분 40.12%를 확보해 조원태 회장 측과 근소한 차이만을 보이고 있다.

17.8%의 지분을 갖고 있는 개인투자자와 기관이 의결권을 어디에 던지느냐에 따라 경영권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강 대표의 발언 이후 시장은 급매수세를 보였다.

이날 한진칼 주식은 전날보다 29.84%오른 5만3300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우선주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진칼 기존 경영진과 KCGI 3자 연합의 투자자 표심잡기에 시장도 함께 움직이는 가운데,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한진칼 주주총회의 무게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비즈트리뷴=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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