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없는 증시 하락...빛 바랜 '시장안정 대책‘
멈출 수 없는 증시 하락...빛 바랜 '시장안정 대책‘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3.17 1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장안정 대책에도 글로벌 증시 하락
공매도 금지, 시장조성자도 적용 필요
전문가들 "향후 추가적인 안정 대책 필요"

코로나19 공포 확산으로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폭락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글로벌 각국에서 시장안정 대책을 꺼내들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은 기준금리를 0~0.25%로 인하했고, 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에서는 금융위원회가 지난 10일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요건을 강화한데 이어, 13일에는 공매도 전면금지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16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다만, 시장안정 대책에도 글로벌 증시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 발표 후 16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93% 폭락했고,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도 같은 기간 11.98% 빠졌다.

금융위에서 꺼내든 공매도 규제 대책도 효과가 미비하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요건 완화 후 13일 공매도 거래대금이 1조854억원까지 증가하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또 공매도 전면 금지에도 국내 증시는 연이어 하락장을 이어가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각국에서 시장 안정 대책을 꺼내들고 있지만, 코로나19 공포에 장악된 시장은 안정을 찾지 못했다”며 “국내 주식시장도 공포가 장악하고 있어 당분간 시장 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폭락장을 막기 위한 시장안정 대책들이 효과를 보지 못하자,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에서 꺼내든 대책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국내 증권시장에서 공매도가 한시적으로 금지된 상황이지만, 예외적으로 시장조성자들은 공매도가 가능하다.

시정조성자는 한국거래소와 계약을 맺고, 유동성이 필요한 종목에 대해 매매 등 양방향 호가를 제시해 원활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증권사와 글로벌 IB(투자은행) 12곳이 시장 조성 업무를 하고 있다.

이미지=연합뉴스
이미지=연합뉴스

다만, 시장조성자들이 공매도를 활용해 손실을 회피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6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금융위의 공매도 금지 조치에는 업틱룰(호가제한 규정)에 대해 시장조성자도 예외 없이 금지된다라는 표현이 없어 실효성이 우려된다”며 “현행 시장조성자 제도는 공매도 과열종목은 물론, 금지 종목에도 공매도가 가능해 시장조성자의 시세 조종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실련은 “금융위는 늑장 대응에 대한 반성과 함께, 불명확한 이번 대책에 대해서 조속히 바로잡아 시장조성자 역시 공매도를 전면 금지 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재 나온 시장안정 대책과 함께 추가적인 대응도 조속히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유동성을 확대한다 하더라도, 자금이 필요한 부분에 지원되지 않는다면 신용시장의 경색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제로금리로의 인하 결정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대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국 금융시장이 안정되려면 기대되는 정책이 실제로 시행되거나, 코로나19 확산이 더 빠르게 진정돼야 한다”며 “이번 미 연준과 한은의 금리 인하로 시장이 안정되지 못한다면, 통화정책의 추가 완화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흐름에 맞춰 한은 역시 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한 만큼, 향후에도 시중 금리는 추가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다만, 이번 인하에 대해서 금융시장이 사전 반영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금리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