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1.25%→0.75% 인하...사상 첫 0%대 금리
한은, 기준금리 1.25%→0.75% 인하...사상 첫 0%대 금리
  • 김현경 기자
  • 승인 2020.03.1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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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0.5%p '빅컷' 금리인하 단행
한은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심화"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 연 0.25%로 인하
1년간 공개시장운영 대상 증권에 은행채 포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오후 임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현지시간)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하고, 미국 기준금리를 0.00~0.25%로 1%포인트 인하한 것이 금통위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경제활동과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고, 실물경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한은이 정책 공조 차원에서 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이날 금통위의 결정으로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0%대에 진입했다.

그동안 한은은 가계부채 관리에 방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해왔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었음에도 지난달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한 이유도 부동산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지 않기 위함이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날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금통위가 '빅컷(0.5%포인트 이상)'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그만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커졌다는 의미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개최한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지난 통화정책방향 결정 이후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다"며 "그 영향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주가, 환율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증대되고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또 "이에 따라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확대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성장과 물가에 대한 파급영향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은은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도 기존 연 0.50~0.75%에서 연 0.25%로 내리기로 했다.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유인을 높이고, 차입 기업의 이자부담 경감과 자금사정 개선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또 금융시장 유동성 관리를 위해 다음달 1일부터 1년간 공개시장운영 대상 증권에 은행채를 포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은 환매조건부채권(RP) 대상 증권에는 ▲은행법에 의한 은행 발행 채권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농업금융채권 ▲수산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등이 포함된다. 다만, 자기 발행채권이나 관계회사 발행채권은 제외한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