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로젠택배 인수 검토… 온라인 배송 경쟁력 강화
신세계, 로젠택배 인수 검토… 온라인 배송 경쟁력 강화
  • 박진형 기자
  • 승인 2020.03.14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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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세계

신세계그룹이 로젠택배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 사업 비중을 확대하면서 배송 역량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어서다.

일부 사모펀드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로젠택배 인수전에 신세계가 뛰어들면서 열기가 뜨거워질 지 주목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최근 로젠택배 매각주간사인 씨티글로벌그룹마켓증권에 인수 의향을 밝히고 자문사를 선정하면서 본격적인 인수 검토에 들어갔다.

인수전에 뛰어든 주체는 신세계 온라인 유통사업을 담당하는 SSG닷컴(쓱닷컴)이다. 신세계는 실사를 진행한 뒤 내달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본입찰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홍콩계 사모펀드인 베어링프리이빗에쿼티(PEA)가 보유한 로젠택배 지분 100%다.

매각 측이 희망하는 가격은 약 4천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신세계가 로젠택배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한 것은 온라인 배송 시장이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어 운송과 물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비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완전히 넘어가면서 유통 대기업들은 쿠팡 등 이커머스에 대응하기 위해 신선배송·새벽배송 등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주문이 폭증하면서 물류 인프라 확대가 시급해졌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쓱배송 마감률(준비한 물량 중 실제 주문한 비율)은 전국 평균 80% 정도였지만 지난달 22~23일 이후 마감률은 99.8%까지 치솟았다.

쓱닷컴이 새벽배송 물량을 최대 50% 늘리고 배송 차량을 추가 확보해 온라인 폭주에 대응하고 있지만, 배송 역량이 한계에 달하자, 뒤늦게 로젠택배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로젠택배는 택배사업 성장성에도 소비자간거래(C2C) 중심의 다단계 사업구조와 낮은 시장점유율, 보유자산이 적다는 점을 이유로 다수 후보가 인수전 초반 발을 뺐다.

지난달 진행한 예비입찰에도 눈에 띄는 전략적투자자(SI)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도 나왔다.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쿠팡은 물론 이커머스 업체 대부분이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물류 인프라나 플랫폼 확보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면서 "예비입찰 이후 신세계 등 이 추가로 관심을 보이면서 본입찰 일정도 당초 2월 말에서 4월로 미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이외에도 JC파트너스도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며 신생 사모펀드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위메프, 키스톤PE 등도 강한 의지를 갖고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택배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본입찰에 긍정적이다"라면서 "다만, 로젠택배 사업구조가 향후 수익성을 증가시키기 어려워 인수 후보자들이 완주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박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