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대표 “어찌됐든 졌다...책임지고 사임한다”
이재웅 대표 “어찌됐든 졌다...책임지고 사임한다”
  • 김소영 기자
  • 승인 2020.03.1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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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쏘카 이사회가 13일 신임 대표이사로 박재욱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선임한 가운데, 이재웅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책임을 지고 쏘카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며 “저의 사임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지만, 반대로 제가 있어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전했다. 

이날 이 대표는 “어찌되었든 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토부는 제발 이 경제위기는 피해달라고 하는 저희의 목소리도 무시하고, 장차관이 총 출동해서 타다금지법을 통과시켰다”며 “저희는 일자리가 없어지는 수많은 드라이버들에게 사정하고 사과하고 대규모 적자를 무릅쓰고 한달이라도 더 운행해서 그분들 생계를 도우려고 하고 있는 상황인데, 정작 그 분들에게 사과를 하고 대책을 마련해야할 국토부 장관은 말 한마디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수십년 동안 국토부의 정책실패로 혁신되지 않던 택시가 타다가 금지된다고 혁신될 것이라고 믿는 것도 말도 안되지만, 택시 혁신을 위해서 타다를 금지하겠다는 정책을 밀어붙인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잘못된 정책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 드라이버들에게는 최소한 사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또한 “법 개정으로 1년 6개월 뒤에 불법이 되는 서비스를, 검찰은 법원의 무죄 판단을 불복하고 항소해서 다시 긴 재판을 받아야 하는 서비스를 더 이상 유지할 방법이 없다”며 “회사는 분할을 취소하고 베이직 서비스는 중단하고, 어떻게든 다시 쏘카와 힘을 합쳐서 생존을 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번 법 통과는 여러모로 아쉽다”는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다른 여러나라처럼 모빌리티 혁신을 과감하게 허용하지는 못하더라도 제도권내에서 하는 타다 같은 시도는 부족한 점이 있으면 보완하고 규제할 부분이 있으면 규제하면 될 텐데 가장 나쁜 입법으로 금지시키는 선택을 한 정부는 혁신을 꿈꾸는 많은 이들은 물론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하는 투자자들에게도 아주 나쁜 메시지를 줬다”고 부연했다. 

그는 “1년 남짓한 시간에 타다같은 드라이버, 이용자, 협력업체, 플랫폼의 생태계를 만들고 개선해온 일은 정말 어렵고도 힘든 일이었다”며 “하지만 꾸준히 드라이버들의 처우나 이용자의 불편사항, 사회의 요구사항에 대해서 빠르게 수용하고 발전시켜왔다고 자부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어찌되었든 저는 졌다”며 “타다 드라이버의 일자리도 못 지켰고, 투자자들의 믿음도 못 지켰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혁신의 꿈도 못 지켰다”고 했다. 

그는 “제가 사회를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탓이 크다”며 “저를 믿어주신 여러 투자자들, 드라이버들, 동료들에게 면목 없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