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시동 꺼진 '타다'...국내경제 저변 넓혔지만 '합법'의 문턱은 높았다
[기자수첩]시동 꺼진 '타다'...국내경제 저변 넓혔지만 '합법'의 문턱은 높았다
  • 김소영 기자
  • 승인 2020.03.09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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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일명 ‘타다금지법’으로 알려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재판부가 지난달 19일 동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 박재욱 VCNC 대표에 대해 "택시보다 비싸도 혼자라도 호출하는 타다 이용자가 증가하는 것은 시장의 선택"이라며 1심 무죄를 선고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4·15 총선을 앞둔 국회가 혁신 대신 25만 택시업계의 표심을 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기실 표심은 차치하더라도, 기존 택시업계와 신규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간 상생 문제는 물론 중요하다. 카카오는 작년 택시 업계의 반대에 부딪힌 후 카풀 서비스를 한달 여만에 중단하고, 최근엔 택시 면허 기반 사업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제반 상황이 이렇다 해서 렌터카 기반의 ‘타다’의 운영 당위성이 간과될 순 없다. ‘타다’는 엄연히 개정 전 여객법 시행령에 사업 근거를 뒀고 검찰의 기소에도 법원에서 1심 합법 판결을 받았다. 검찰의 항소가 이어졌지만, 국회에서 11∼15인승 차량을 빌릴 때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사용하는 등에 한해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는 조항을 포함한 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았다면, 법원에서 다툴 수 있는 여지가 더 컸을 것이다.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이 개정안은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 모빌리티 산업 활성화법이자 택시 혁신 촉진법이고 구산업과 신산업의 상생법"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타다 측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서비스를 중단할 게 아니라 제도화된 모빌리티 사업의 혁신에 동참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재웅 대표는 앞서 이미 “국내외 여러 투자자들을 접촉해봤으나 ‘타다금지법’ 통과 후에는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타다’는 문을 닫아야한다고 거듭 알린 바 있다. 

또한 이 대표는 재판부의 1심 판결에도 ‘타다금지법’이 국토교통부와 국회에서 논의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토교통부는 ‘타다금지법’ 통과를 고집할 때가 아니라 ‘플랫폼 노동자의 권익 문제’, ‘택시기사의 서비스 질 향상 문제’ 등에서 타다가 잘하는 점은 반영하고, 타다가 부족한 점은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 때”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 6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법이 개정된다고 해서 타다가 금지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는 입장이었다. 김 장관은 "법안이 통과하면 타다는 앞으로 남은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에 준비하고 플랫폼 운송 사업자로 등록하면 영업할 수 있게 되고, 나머지 소규모 플랫폼 업체들도 등록 후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 등 원론적인 얘기를 펼쳤고, 이 대표가 밝힌 투자 고충 및 개선법안 요구에 대한 피드백은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정책 변화나 기술 변화의 가치는 역시 ‘개선’에 있기 때문이다. 

타다는 승차거부의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목적지와 관계없이 호출 즉시 차량을 보내는 ‘바로배차’, 드라이버-라이더 상호 평가 시스템 등을 운영했다. 2018년 서비스 첫 출시 후 1년 만에 15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타다가 기존 택시 서비스에 불편을 느끼고 개선을 원하는 고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도약해 온 결과다. 결론적으로 사기업이 발전시키고 시장이 선택한 타다는 사실상 국회의 법안으로 멈추게 됐지만, 타다가 ‘혁신’과 '공유경제'라는 이름으로 국내경제의 저변을 넓혔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성과로 남았다.

[비즈트리뷴=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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