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유럽·미국은 이제 시작이라던데….글로벌 경제 침체 조짐 확산
[이슈분석] 유럽·미국은 이제 시작이라던데….글로벌 경제 침체 조짐 확산
  • 어예진 기자
  • 승인 2020.03.0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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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국내를 넘어 주요 선진국으로 확산되는 모습에 9일 국내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글로벌 경제를 두고 앞으로 반영 될 코로나19 영향 우려가 반영된 모습니다. 이날 오전 코스피 지수는 1950선대로 주저 앉았다. 정오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1% 급락한 1950.34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주가와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 뉴욕 채권시장에서도 10년물 국채금리는 0.924%(장중 0.9% 하회)를 기록하며 11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사상 최저치다. WTI유가도 전일 대비 10.1% 하락한 41.28달러를 기록하여 2016년 8월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 지난 한 주간 금가격은 7.0% 급등했다.

코로나19 전세계 감염 지도 / 이미지=블룸버그
코로나19 전세계 감염 지도 / 이미지=블룸버그

◆코로나19 확진자…한국은 줄어드는데 유럽·미국은 이제 시작

9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7382명으로 나타났다. 전날 0시 대비 248명이 증가한 수치다. 신규 확진자 수가 200명대로 떨어지면서 증가 추세가 현저하게 감소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탈리아와 미국은 이제 시작인 모습이다. 이탈리아는 8일(현지시간) 오후 6시 기준 코로나19 전국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7375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을 넘어선 수치다. 하루만에 확진자 수가 1000명 넘게 급증하자 이탈리아 정부는 밀라노를 비롯한 롬바이다주 전역 봉쇄 정책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최대 발병국인 이탈리아의 경제 둔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내 확진자는 400명 수준이지만 증가세가 무섭다. 뉴욕에서만 확진자가 2배로 증가하는 확산 급증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한국은 증가 추세가 줄어드는 모습이지만 주요 선진국에서 코로나19가 뒤늦게 급증하면서, 이들이 다시 국내에 유입될 경우 진화되고 있는 전염 불씨가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월 지표에는 코로나19 여파 반영 안돼…앞으로가 걱정

지난 6일 블룸버그는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이 세계 경제의 정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에서부터 이탈리아, 이란을 비롯해 미국에서도 첫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명확하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원인으로 미국과 유로존, 일본의 경기 침체를 비롯해 중국 역사상 가장 낮은 성장률, 영국의 전체 GDP 등을 포함해 2조700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는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개발한 네 가지 시나리오 중 가장 극단적인 것”이라며 “중국의 사례와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리스크 추정치, 세계 경제의 대규모 모델 등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게티 이미지, CNBC
이미지=게티 이미지, CNBC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기업이 자금 시장에 대한 압박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9일 블룸버그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초기 단계와 비슷한 점이 많지만 한 가지 주요한 차이점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얼마나 많은 피해를 줄 것인가에 대한 수치적 불확실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모르기 때문에 이번에 공포 요인이 더욱 크게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월 글로벌 경제 지표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공포감을 높이고 있다.

25만명이 넘는 미국 실업수당 신청자 숫자도 경제 불황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석 투자전략가는 “중소기업의 자신감 하락과 주택담보대출 신청의 부진은 경제가 불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경제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WHO의 코로나19에 대한 팬더믹 선언이 거의 임박했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 침체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심화되면 다음 단계는 신용 불안 발발”이라고 우려했다.

◆국내외 주식시장 전문가 “공포감에 발 뺀다면 최적의 투자 시기 놓치는 꼴”

한편, 국내외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약세에 “패닉으로 발을 빼는 것은 어리석은 일”라고 조언한다.

미국 CNBC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93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자료를 보면, 투자자가 매 10년 동안 S&P 500의 베스트 데이(best days)를 놓친다면, 총 수익률은 91%에 불과할 것이며, 이는 경기 침체를 견지했던 투자자들의 1만4962%의 수익률에 크게 못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심리적 패닉으로 인한 매도는 피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가장 좋은 날은 일반적으로 주식시장 최악의 날"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에 대한 변동성을 통해 지수가 4~8% 내외 조정을 보인 다면 밸류에이션 안정을 기반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물론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가 둔화된다면 반등 속도는 빠를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반도체 등 전기전자 업종이 이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즈트리뷴=어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