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소처장 김은경 부원장, ‘GA업계 규제 선봉에 선다’
금감원 금소처장 김은경 부원장, ‘GA업계 규제 선봉에 선다’
  • 박재찬 기자
  • 승인 2020.03.0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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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법·소비자 보호 전문가 금소처장으로 임명... 보험업계 ‘긴장’
금소처, 불완전판매 온상으로 찍힌 GA업계 본격 규제 나설듯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으로 김은경 교수가 임명됐다. 김 부원장은 보험법과 소비자 보호 전문가로 알려져있다. 특히, 금융당국에게 불완전판매의 온상으로 찍힌 법인보험대리점(GA) 규제에 그가 선봉으로 나설 것으로 보여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2020년 제4차 정례회의를 열고 금융감독원장의 제청에 따라 김은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으로 임명했다.

김 부원장은 한국외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에서 법학 석사, 독일 만하임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 위원, 금융위 법령해석심의위원회 위원, 금융위 옴부즈만,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위원 등을 거쳤다.

그는 금감원 최초의 여성 부원장으로 금융 법률, 소비자 보호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고,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금융당국의 원활한 업무조율을 통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추진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임기는 3년으로 9일부터 오는 2023년 3월 8일까지다.

김 부원장이 맡은 금소처장 자리는 금감원 금융소비자 보호의 사전·사후 체계를 도맡는 자리로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권력이 막강해져 ‘슈퍼 금소처’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지난 1월 금감원은 조직개편을 통해 금소처 조직의 금융소비자 보호 부문을 소비자 피해예방(사전적)과 권익보호(사후적)라는 양대 축으로 확대·개편해 종전 6개 부서·26개 팀에서 13개 부서·40개팀으로 늘렸다. 이로써 금소처는 감독·검사·분쟁조정 기능까지 맡아 막강한 권한을 갖게됐다.

김 부원장이 임명되면서 그동안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어온 보험사들은 물론이고 특히, 소비자보호 문제가 계속 지적되온 GA업계가 긴장하는 모습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불완전판매의 온상으로 GA들을 지목하고, 설계사의 모집수수료 개편에 나서는 등 GA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김 부원장은 정세창 홍익대 교수, 김헌수 순천향대 교수와 함께 ‘보험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비전속대리점의 책임성 및 전문성 강화 방안’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독일, 영국, 미국, 호주의 외국사례를 통해 비전속대리점 임원의 재무적 요건으로 매출액 대비 자본금(SBC: Sales Based Capital)요건을 제시했고, 소비자 만족도·경영성과·재무건정성·규제 이행도·판매인력 등 다섯가지 비전속대리점 평가 기준을 신설해 고객과 판매자 사이의 정보불균형을 낮춰야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부원장은 비전속대리점의 성장에 부합되는 책임성 및 전문성 강화방안을 제시하며, 소비자 만족도에 가장 높은 비중을 두고 불완전판매율과 유지율이 가장 중요한 기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밖에 다른 논문을 통해서도 보험상품의 초년도 모집 수수료율 한도 제한, 선지급체계가 아닌 수수료의 분급화, 보험모집수수료 전반에 대한 공시의무 시행 등을 주장했다. 이같은 김 부원장의 연구만 봐도 앞으로 금소처의 행보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김 부원장은 “금융소비자보호 연구가 내 일생의 전부이고, 내 행보와 같은 방향이다”라며 “그 방향 선상에서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바르게, 정의롭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임명에 대해 금융위는 “김 부원장은 금융 법률, 소비자 보호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추진할 적임자”라며 “금감원 최초의 여성 부원장으로 금융분야 여성인재 발굴과 균형인사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트리뷴=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