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 사태에도 한진家는 경영권 분쟁
[기자수첩] 코로나19 사태에도 한진家는 경영권 분쟁
  • 이혜진 기자
  • 승인 2020.03.09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로 한국 경제가 위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8일 KDI 경제동향’ 3월호에서 경제위기를 예고했다. KDI는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된 2월 수출이 중국을 중심으로 부진했으며 내수도 경제심리 악화로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수요가 둔화되고 중국산 부품의 수급 차질로 자동차 생산도 축소되면서 2월 일평균 수출액이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타격이 현실로 나타나는 섹터가 항공업계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국제선 여객 수는 65만262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8% 줄었다. 중국 노선 여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5.2% 감소했으며 일본과 동남아는 각각 70.6%, 62.1% 감소했다. 미주와 유럽도 전년 동기 대비 11.8%, 29.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적 항공사의 2월 넷째 주 국제선 운송실적을 기준으로 피해 규모를 산출한 결과, 올해 6월까지 최소 5조875억원의 매출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사진=YTN 뉴스 영상 캡처
사진=YTN 뉴스 영상 캡처

이에 정부는 ‘2.17 항공 분야 긴급 지원 대책’을 통해 에어부산·에어서울·이스타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해 최대 3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공항시설 사용료 3개월 납부 유예 등을 지원하기로 했을 정도다.

임금 체불 상황까지 다다른 항공사들은 저마다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노선 운휴, 임원 사표, 임금 반납, 무급 휴직 등도 시행되고 있다.  

그 와중에 대한항공은 다른 이슈에 발목이 잡혀있다. 이른바 ‘남매의 난’으로 불리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측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측간의 경영권 분쟁이다. 대한항공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기업임에도 말이다.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파리고등법원 판결문에 프랑스 에어버스가 대한항공 등에 항공기를 납품하고 리베이트를 줬다는 내용이 명시됐다”고 밝혔다. 그러자 조 전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3자 연합(조현아·KCGI·반도건설)도 조 회장이 에어버스사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았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진그룹은 “위법 사실이 전혀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이미 2018년 총 18차례에 걸쳐 검찰과 경찰, 국세청 등의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등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며 “하지만 항공기 리베이트 위법 사실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오는 27일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양측은 사상최대 위기속에서 '우리편'을 만들기 위해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고강도 자구책에도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마당에 경영권 분쟁에만 골몰하는 모습은 주주나 국민, 누구에게도 환영받기 어렵다.  그보다는 항공사의 꺾인 날개를 다시 곧게 펴는 데 지혜를 모아야할 때다. 

 

[비즈트리뷴=이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