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운용 배당확대 요구...효성티앤씨 곤혹 "차입금 상환부터"
KB운용 배당확대 요구...효성티앤씨 곤혹 "차입금 상환부터"
  • 이혜진 기자
  • 승인 2020.03.0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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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1만2500원 배당해야"

KB자산운용이 효성티앤씨에 배당을 대폭 올려줄 것을 요구하는 2차 주주 서한을 보냈다. 

3일 KB자산운용은 ‘효성티앤씨,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FCF) 30% 수준의 주주 환원을 요청합니다’는 제목의 주주 서한을 통해 배당 확대를 요구했다. 

KB자산운용은 효성티앤씨가 잉여 현금 흐름의 30%를 주주 환원에 활용해도 차입금 전액 상환에 걸리는 기간은 3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효성티앤씨는 매출액 5조9831억원에 영업이익은 3229억원을 기록했다. 지배 주주 순이익은 931억원이었다.

KB자산운용은 “2018년 12월 1차 주주 서한을 보냈을 때 효성티앤씨 경영진은 분할 이후 첫해라 배당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기 어려우나, 차후에 이익이 개선되면 합리적인 수준으로 지급할 것이라고 했다”며 “지난해 효성티앤씨의 순이익이 급증했지만 배당 성향은 오히려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KB자산이 효성티앤씨에 3일 발송한 주주서한. 사진=KB자산운용
KB자산이 효성티앤씨에 3일 발송한 주주서한. 사진=KB자산운용

■ “지배주주 순이익 전년 대비 4.4배↑”

또 효성티앤씨의 배당 성향이 주요 경쟁사뿐 아니라 그룹 내에서도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KB자산운용은 "효성티앤씨의 지난해 지배주주 순이익은 전년 대비 4.4배 증가했는데, 배당성향은 20%에서 9%로 낮아졌다"며 "국내 주요 화학기업 평균 배당성향은 36%로 효성티앤씨는 이에 미치지는 못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KB자산운용은 “현재는 잉여 현금 흐름의 95%를 차입금 상환에 쓰고 5%만 주주 환원에 활용하고 있다”며 “주당 배당금을 1만2500원으로 확대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어 “주주 전략, 투자 계획, 부채 상환 일정 등을 오는 15일까지 밝혀달라”고 했다.

사진=KB자산운용

■ 효성티앤씨 "부채비율 축소 우선"

이에 대해 효성티앤씨는 “주주친화 정책도 중요하지만 신설법인으로서 부채 비율을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며 “재무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면서 배당도 늘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B자산운용은 효성티앤씨 외에도 광주신세계, 골프존, KMH, 컴투스, 에스엠에 대해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배당 증액 요구 등 적극적 주주 활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비즈트리뷴=이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