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화장품 업계, 코로나19 장기화로 투자심리 악화
[분석] 화장품 업계, 코로나19 장기화로 투자심리 악화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0.03.0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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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업종지수가 전주대비 10.3% 하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며 업종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을 원인으로 진단했다. 다만, 중국 대상 수출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전체 화장품 수출은 전년 대비 13.0%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부터 이어진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빠른 실적 회복이 기대되거나,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도 있어 눈길을 끈다.

증권업계는 금주의 관심 종목 및 전망으로 코스맥스와 클리오를 꼽았다.

코스맥스는 중국공장 수주를 회복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본격적 회복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내 기반은 견고한 것으로 보이고 가치평가 매력 또한 높다고 판단했다.

클리오는 선재적 구조조정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며, 온라인 및 H&B 채널 중심의 성장세가 지속 중이라고 평가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본 대상 수출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해서 탄탄한데 현재 국내에서 일본으로 판로를 확대하는 기업은 클리오와 에이블씨엔씨 등이다"며 "클리오의 경우 일본 온라인 중심으로 수요가 좋았던 가운데, 일본 오프라인 채널의 진출 및 SKU가 추가되며 외형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국내 주요 화장품 업체의 주가 하락률과 원인에 대해 ▲아우딘퓨쳐스 18.5% 하락 (코스온 인수로 주가 상승 이후 차익실현 매물 출회) ▲제이준코스메틱 18.1% 하락 (적자 전환은 및 실적 부진 지속) ▲본느 16.1% 하락(전환사채 150억원 발행) ▲씨티케이코스메틱스 14.9% 하락(실적 부진 지속) ▲대봉엘에스 14.4% 하락 (단기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펌택코리아 14.1% 하락(전방 산업 부진 영향) ▲잇츠한불 13.3% 하락(모멘텀 부재) ▲코스온 13.1% 하락 (단기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한국콜마 11.6% 하락(4분기 실적 부진 및 단기 모멘텀 부재) ▲아모레퍼시픽 11.5% 하락(오산 공장 생산 중단 및 국내외 실적 타격 확대 우려) ▲에이블씨엔씨 11.4% 하락(국내 소비 위축 및 외국인 방문객 급감에 따른 실적 하락 우려) 등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의 증가세 지속 및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입국제한 등 부정적인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투자심리 개선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면서도 "그동안 주가 및 밸류에이션 조정폭이 컸기 때문에 추가적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안정한 외부환경에도 수출 증가 추세 유지

한국무역통계진흥원 무역통계서비스(TRASS)에 따르면  수출 데이터 기준 올해 2월 화장품 수출 잠정실적은 전년대비 13.0% 증가한 4.2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중국향은 16.4%, 일본향은 62.5%, 베트남향은 14.9% 각각 증가하면서 전체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일본향 수출이 연초 이후 35% 증가하며 주요 지역 중 성장이 가장 두드러졌다. 동남아 지역 수출은 특히 인도네시아향 수출이 73% 증가했다. 이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의 영향으로 파악된다.

반면 홍콩향 (전년대비 32.2% 하락) 수출은 지속해서 하락세를 기록했다. 월별로도 대부분의 주요국향 수출이 전월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2월 지역별 수출 비중은 중국 46%, 홍콩 11%, 미국 7%, 일본 8%이다. (2019년 기준 비중 중국 46%, 홍콩 15%, 미국 8%, 일본 6%)

업계에서는 2월 중국향 수출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전년대비 16.4% 증가한 1.9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전체 수출 금액의 경우에도 마스크팩을 제외한 대부분의 카테고리에서 두자리 성장세를 지속 중이다"고 설명했다.

작년과 달리 2월에 설 연휴가 없었고 윤달로 인해 선적 일수가 길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우려대비 양호한 수치다. 선적까지는 진행됐으나 중국 내부 물류 차질 및 최종 소비 위축 등의 변수가 있으므로 수출 데이터로만 현재 화장품 산업에 대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다만, 국내 화장품 수요는 견조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 연구원(NH)은 "코로나19로 인해 1분기 중국 소매 판매의 전년대비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월 중국향 수출 데이터가 양호했으나 3월까지 추세 확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최근 중국내 코로나19 일별 확진자 수가 감소세로 전환됐고, 외부 활동이 시작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유안타)은 "주가의 경우 과거 2003년 사스(SARS) 당시 신규 확진자수가 전일대비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점에 항셍지수가 변곡점을 가지며 반등했다"며 "중국 경기 충격이 미미하다면, 현지 수요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면세는 한국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