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날로 커지는 코로나19 우려...건설업 영향은?
[이슈분석] 날로 커지는 코로나19 우려...건설업 영향은?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0.03.0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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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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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국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심상치 않다.

지난 27일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으며, 해외 경제 연구기관들 역시 연이어 GDP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2.2%에서 1.8%으로 수치를 낮췄고, 노무라 증권에서는 최저 0.5%까지 낮췄다. 

이에 '코로나 쇼크'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29일 "(우리 경제 상황은) 코로나19로 단기간 더 악화됐으나, 경기 침체에 대한 의견은 사실 그 이전부터 줄곧 제기됐다"며 "2019년은 미중 무역분쟁과 민간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GDP 성장률 2.0%에 그쳤으며,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OECD 국가 중 8번째로 하락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는 이 같은 우려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분양 일정 지연, 공사 현장 차질 등 우려 현실화

건설업 역시 곳곳에서 코로나19 여파가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2.16 규제 이후 분양이 지연된 현장들 대부분이 상반기 대거 집중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견본주택(모델하우스) 개관이 어려워 분양이 더 미뤄지는 모양새다. 일부 건설사는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공개할 예정이나, 청약 일정 자체가 지연되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정비사업도 사람이 모이는 주민 총회를 개최할 수 없어 시공사 선정 일정이 미뤄지고, 건설공사 현장에서도 감염증 환자가 나와 공사에 차질을 빚는 등 건설업계는 '총체적 난국'이다.

특히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3월 계획했던 9곳의 아파트 및 주상복합 분양 일정이 모두 중단됐다.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도원센트럴(894세대), 대구봉덕새길 재건축(345세대)와 대우건설의 중동푸르지오(714세대) 등의 분양이 지연됐다.

이에 4.7만 세대에 달하는 수도권 외 지방의 상반기 분양 예정 물량 역시, 분양 성수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일정이 줄줄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기 수주전으로 주목되던 재건축 조합 측도 비상이다.

서울 주요 재건축 사업장의 경우 4월 28일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신청해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를 적용 받을 수 있으나, 현재 지자체에서는 총회 개최를 자제하라는 권고 사항을 내렸다.

적어도 3월 말 조합원 총회를 열어야 하는 조합 입장에서는 난처한 상황이다. 

현재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 내 일반분양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는 10여 곳 안팎으로 추정된다. 상한제 유예기간을 연장해달라는 목소리도 존재하나 국토교통부에서 이를 검토해 수정할지는 미지수다.

■어려울 때 찾게 되는 건설투자

'불행 중 다행'으로 최근 정부의 인프라 중심 재정 지출이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 제 1의 사항으로 투자활성화를 언급하고, 특히 민간투자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꼽았다.

이에 '2020년 민간투자사업 혁신화 방안'을 발표해 현재까지 2차 추진협의회가 개최됐다. 여기에서 올해 5.2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으며, 2023년까지 누적 30조원의 집행 계획 또한 발표했다. 아울러 현재 열거주의인 민간투자법상 시설 대상을 개정해, 모든 사회기반시설에 허용하는 포괄주의를 도입함으로써 투자 대상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2020년 SOC 재정 지출 역시 23.2조원(전년 대비 약 3.4조원 증액)으로 편성돼, 지난 2016년 SOC 투자 축소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특히 올해 3기 신도시를 계획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총 20.5조원의 공사 용역을 발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두배 가량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주택사업에 16.2조원, 토지조성사업에 4.3조원을 발주하며, 공종별로는 토목공사에 2.7조원, 건축공사에 13.8조원을 지출할 것으로 밝혔다.

박세라 연구원은 "건설투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하며, 똑같이 10억원을 투입했을 경우 전체 산업 평균 대비 1.2배 고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전형적인 경기부양 속성을 가진다"며 "건설투자의 위축은 곧 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으며 반대로 건설투자 부흥은 곧바로 경제성장으로 연결된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에도 적극적인 토목 중심의 정부 지출을 통해 4분기 GDP 성장 2.0% 달성에 성공했다"며 "민간 기여도는 0.2%p에 그친 반면 정부 기여도가 1.0%p로 늘어나, 토목 중심의 건설투자가 전기대비 6.3%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 경제 성장을 이끈 것"이라고 분석했다.

■토목시장 성장 가능성 , 건설 건자재 차별 수혜

이러한 움직임에 국내 토목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세라 연구원은 "2020년 SOC 관련 정부 지출과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등으로 국내 토목 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토목수주 규모 50조원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토목 시장은 어느 한 건설사에게 수주가 집중되지 않기 때문에 수혜업체를 선별하기 어려우나, 무차별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시멘트 산업이나 혹은 전체 수주 규모 내에서 관급 토목 공사 비중이 높은 중소형건설사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기술용역 종심제 시행으로 경쟁력 차별화가 두드러지는 엔지니어링 업계에도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