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현대제철, 사업구조조정...왜?
[이슈분석] 현대제철, 사업구조조정...왜?
  • 이혜진 기자
  • 승인 2020.02.2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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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올해 콘퍼런스콜에서 사업부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지 한 달여 만에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이 나왔다. 현대제철이 이번 결정을 통해 올해 수익성 반등을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제철은 지난 25일 공시를 통해 단조사업부분을 물적분할해 현대IFC주식회사(가칭)를 출범시킨다고 밝혔다. 단조는 철강 재료를 가공해 새로운 철강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현대제철은 분할목적에 대해 ‘사업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경영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25일 주주총회서 분할계획서가 최종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분할기일은 4월 1일이고, 분할등기 예정일은 4월 3일이다.

현대제철 순천 단조사업부 전경.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순천 단조사업부 전경. 사진=현대제철

■단조사업부문 물적 분할해 현대IFC 출범 예정

현대IFC의 주요 사업은 ‘금속 주조 및 자유단조제품의 생산 및 판매사업’이다. 소재지는 전남 순천 율촌산업단지고 연간 생산능력은 제강 32만톤(t), 단조16만톤이다. 주요 설비로는 100톤 전기로 1기 외 1만톤급 단조 프레스 2기 등이 있다. 현대IFC가 출범하면 국내 조선용 단조제품 점유율 1위의 회사가 된다.

업계는 이번 현대제철의 분할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현대제철이 콘퍼런스콜에서 밝혔던 사업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제고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1월 사업부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내부에서도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검토 중”이라며 “올해 중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 수익성을 최대화 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은 대규모 고로 투자와 인수합병을 거치면서 빠른 외형성장을 해왔지만 최근 몇 년간 이익창출력이 감소해왔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경영효율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분할은 경영효율화를 위한 개편의 시작이라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은 주력이 자동차강판, 철근, H형강 등으로 다양한 사업부를 영위하다보니 비주력 사업부가 제대로 평가받거나 수익을 개선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시장의 견해가 많았다”며 “이번 분할은 당장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지는 못하지만 이후 단조를 포함한 저수익 사업부들의 구조조정으로 선택과 집중이 이뤄진다면 현재보다는 수익성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기업가치 변화에 미치는 영향 없을 것”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아베스틸의 단조사업(제강능력 25만톤, 1.3만톤 프레스 1기 등 보유)이 수년째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현대제철의 주조 및 단조사업도 수익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어 분할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며 “이번 주조 및 단조사업의 물적 분할이 현대제철의 기업가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존속회사(현대제철)가 분할 후 신설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게 되고, 매출액 및 자산, 자본대비 신설회사의 비중은 각각 1.3%, 1.6%, 1.6%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자산 및 자본은 2019년 9월말 기준)

변 연구원은 “주조‧단조사업의 물적 분할은 수익성 개선 작업의 일환”이라며 “향후에도 사업부문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 가장 유력한 대상은 강관사업”이라며 “최근 일부 언론에서 현대제철의 강관사업부문 매각 검토를 보도한 바 있으며, 인수대상으로 계열회사인 현대비앤지스틸이 언급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강관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8760억원이다. 이는 별도기준으로 전체 매출액에서 4.8%를 차지한다.

정하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제철의 추가적인 구조조정 사업부는 강관, 스테인리스(STS), 중기계 등으로 전망된다”며 “적자사업부에 대한 구조조정이 단기간 내 진행되는 등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비즈트리뷴=이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