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감염병 위기경보단계 상향조정 해야할까?
[코로나19 비상]감염병 위기경보단계 상향조정 해야할까?
  • 용윤신 기자
  • 승인 2020.02.2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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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신천지 교회 신도들이 코로나19 집단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를 조정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 204명에 달하는 가운데,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를 두고 논쟁이 붙은 것이다.

 

■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는? 

감염병위기경보단계 | 질병관리본부 메뉴얼
감염병위기경보단계 | 질병관리본부 메뉴얼

질병관리본부가 제시하는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는 총 네 단계이다. 

첫 번째 단계는 ‘관심’ 단계로 해외에서의 신종 감염병이 발생하고 유행하는 상황이다. 두 번째 단계는 ‘주의’로 해외에서의 신종감염병이 국내로 유입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세 번째 단계는 ‘경계’로 국내 유입된 해외 신종감염병이 제한적으로 전파된 상황을 가리킨다. 마지막 단계인 ‘심각’은 국내 유입된 해외 신종감염병이 지역사회 전파됐거나 전국적으로 확산된 경우가 해당한다. 

 

■ 복지부, ”지역사회 감염 아직 컨트롤 가능“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 연합뉴스

정부는 대구 집단감염 이후에도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하지 않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의 현재 상황을 역학조사·방역조치 등을 통해 어느 정도 관리·통제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현재 상황은 지역사회 감염의 초기 단계이며, 원인이 규명되지 않고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환자들이 불특정 다수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전국적 지역감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정부의 판단 배경에는 코로나19 환자 진료 임상경험과 질병의 특성도 자리 잡고 있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가 증세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도 감염이 가능할 정도로 전파력이 높아 사전 대처는 어려우나, 중증도나 위중도는 비교적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현재 환자의 임상적·역학적 특성을 고려할 때, 코로나19가 사스나 메르스보다 전염력은 높지만, 치명률은 비교적 낮아 보인다. 치명률은 사스가 10%, 메르스가 30%인 반면, 코로나19는 중국 후베이성 이외의 지역에서 0.2∼0.4%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현재의 경계단계를 유지하면서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서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방역전략이 타당하고, 오히려 더 유용하다고 생각해서 더는 위기 경보 단계를 격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의료전문가 "경보단계 상향조정, 부작용 우려"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은 20일 CBS 라디오에 출현해 감염병 위기경보단계 관련한 의견을 밝혔다. 대한병원협회 비상대응 실무단장을 맡고 있는 이 이사장은 ‘경계’에서 ‘심각’으로 올린다고 해서 내용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거의 없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전체 재난회의를 주재하는 사람이 복지부장관에서 국무총리로 바뀌는 것인데 지금도 국무총리가 일주일에 삼일씩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고 말하면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이 이사장은 감염병위기경보단계를 잘못 상향 조정했을 때의 역효과를 우려했다. 

그는 ”심각 단계로 잘못 격상하게 되면 우리가 지금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대내외에 선언하는 상황이 된다“며 ”그러면 한국 사람을 다른 나라에서 입국을 받아주지 않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의 의견을 밝혔다.

[비즈트리뷴(세종)=용윤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