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강성부 KCGI 대표 “한진그룹 위기, 조원태 회장 탓”
[일문일답] 강성부 KCGI 대표 “한진그룹 위기, 조원태 회장 탓”
  • 이혜진 기자
  • 승인 2020.02.2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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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연대 주주들 경영 참여 않을 것…전문경영인 체제 해야”

‘3자 주주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대표, 반도건설)’이 20일  “한진그룹 위기의 잘못은 기본적으로 최고경영자인 조 회장에게 있다. 대세는 이미 기울었다”고 주장했다.

주주연합은 이날 오전 서울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의 현재 위기진단과 미래방향’이라는 주제의 기자간담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전문경영인’ 도입을 재차 강조했다. 강성부 대표는 특히 “(KCGI는) 엘리엇(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사모펀드)과는 다르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강 대표와 사내이사 후보인 김신배 현 포스코의회 의장이 자신들을 향한 주주 및 기자들의 비판적인 의문에 적극 반박한 일문일답이다. 

Q. 3자 주주연합의 내부 균열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조 전 부사장이 (3자 주주)연합에 온 명분은 무엇인가. 전문 경영인체제를 하겠다는 (프리젠테이션 발표에) 진정성이 있나.

사진=연합뉴스
강성부 KCGI 대표(오른쪽), 사내이사 후보인 김신배 현 포스코의회 의장이 20일 오전 서울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의 현재 위기진단과 미래방향’이라는 주제의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 대표 : 안 그래도 사람들이 제게 그런 질문들을 문자로 보내더라. 3자 주주연합이 깨질 가능성은 없다. 지금 언론 상황(부정적인 보도)이나 이런 부분들을 갖고 저희가 쉽게 흔들리진 않는다. 이미 앞으로 긴 시간 동안 (3자 연합이) 서로 계약을 깨지 못하게 명확하게 합의했다. 그리고 그런 계약 내용대로 끝까지 완주하겠다. (한진그룹은) 회사 재무 구조 개선에만 짧게는 2년, 기업 체질 개선까지 하면 길게는 3년이 걸릴 수도 있다. 오랜 시간 노력해 (한진그룹이) 잘 될 때까지 (일각에서 KCGI에 대해 우려하는) ‘먹튀’는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한진그룹이) 잘 될 때까지 (3자 연합이) 같이 끝까지 가보잔 각오다. 일종의 도원결의다. 

Q. 한진그룹 3대 노조 측에서 3자 연합이 경영권을 잡으면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강 대표 : (구조조정은) 국내 모든 항공업계의 이슈다. (대한항공의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도 그렇다. 노조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한다. 어려운건 다 마찬가지다. (노사가) 손을 잡고 함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향후 (한진그룹의) 자산이 될 수도 있다. 앞서 말했듯 저희(3자 연합)는 한진그룹이 어려워진데 환경적, 구조적 요인들이 있지만 특히 오너인 조 회장의 독단적인 경영 그리고 과거 (한진그룹이) 돈을 많이 벌었을 때 오히려 회사의 부채를 늘려 이자 비용과 차입금이 늘어나고 재무제표 상 부채가 심각해진 것이 결정적 요인이라 본다. 한진그룹 위기의 잘못은 기본적으로 최고경영자인 조 회장에게 있다. 덧붙이면 제가 LK파트너스에 있을 때 현대시멘트의 바이아웃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은 전혀 없었다. 

Q. 반도건설이 추가로 지분 매입에 나서고 있는 배경은 무엇인가. 

강 대표 : 공시 이슈라 언급하기 어렵다. 확실히 제가 산 것은 아니다

Q. 출구 전략(투자금 회수) 전략이 있다면.

강 대표 : 단기적으로 묶이는 게 아닌 만큼 현재 생각하지 않고 있다. 엑시트(출구) 전략은 (한진그룹의) 기업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것 외 특별한 출구 전략은 없다. 지분을 팔 생각도 없다. 출구 전략은 (기업) 가치를 높여 우리의 지분 가치도 높이는 것뿐이다.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출구 전략이 세워지지 않겠나. 회사의 재무 구조를 개선해 이익이 나는 곳으로 바꾸고 모든 직원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것. 그것이 전략이다. 아까 프리젠테이션에서 말씀드렸던 재팬에어라인을 다시 예로 들자면, 이 기업은 일본 대학생들이 가고 싶어하는 회사에 3년 연속 1위로 꼽히고 있다. 과거엔 파산 위기까지 갔던 기업이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한진그룹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직원 만족이 제일 급선무다. 

Q. 김 후보는 전문성이 없는데 전면에 나서도 괜찮을까.

김 후보 : 어차피 전문경영인에게 맡겨서 일할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오히려 제가 (관련 분야에 대해) 너무 많이 알면 오히려 (임직원들이) 불편해 할 것이다. 

강 대표 : 재펜에어라인을 또 예로 들겠다. 이 회사는 5000억원 적자(부채1000%)를 내던 회사에서 이젠 2조원의 흑자를 내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과거 관료화된 회사였는데 여길 좋게 만든 장본인은 통신 장비 회사 등에서 CEO를 한 사람이었다. 이 분은 참고로 공대 출신이다. 이 분 또한 (김 후보처럼) 항공에 대해 모른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회사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심어 회사 실적을 개선할 수도 있지 않을까. 오히려 같은 분야에 있던 전문가라면 틀을 깨는 사고방식을 못할지도 모른다, 히딩크 (전 국가대표 감독)이 과거 한국의 ‘사람 축구’를 레벨 업 했듯이 (김 후보에 대해서도) 좋게 볼 수도 있지 않겠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Q. 조 회장에게 제안했던 공개 토론 제안의 답변 (마감 시일)이 오늘(20일)이다. 하지만 답변 이 안 왔다. 혹시 항공 전문가가 아닌 김 후보가 (조 회장 측과) 토론할 용의가 있나.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공개 토론을 할 생각이 있나. 

강 대표 : 조 회장에게 직접 TV토론하자고 제안한 이유는 주주로서 당연히 저희에게 손실이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적 이익을 희생시키는 의사 결정을 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토론은 꼭 오늘이 아니어도 언제든 의향이 있다. 하지만 오늘까지 (한진그룹의) 주주 대표로서 제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괜찮을지라도 그 이후에 제가 언론에 나와 이런 얘길 하는 것은 오히려 저희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태도다. 자칫 (주주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오해받을 것 같다. 그래서 되도록 숨고 싶다. 

김 후보 : (토론에 대한) 결론을 말하기 이르다. (조 회장 측이 우리와 토론에서) 얘기하려는 범위도 다를 듯하다. (토론이) 큰 의미가 있을지 회의적이다. 

Q. 아까 프리젠테이션에서 정작 (한진그룹의) 재무 구조 개선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강 대표 : 안 그래도 이런 내용의 질문을 많이 받는다. 사실 호텔 사업 재검토 등 (아까 프리젠테이션에서 발표한 내용은) 이미 1년 전 말했던 내용들이다. 저희도 (조 회장 측의 방안을) 참고한 측면이 있다. 기존 경영진의 의견은 존중받아야 하니까. (재무 구조 개선 방안에 대해선) 제가 아까 독립적 의사회를 중심으로 한 경영에 대해 말했는데,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특정 사업부를 접어라, 말아라 하는 것은 일종의 침해다. 이 질문은 마치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아기는 언제 낳을 것이냐는 질문과 같다. (아까 프리젠테이션에서 밝혔듯) 정관 변경 등 큰 골자를 주주 제안에 담을 뿐,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어패가 있다. 이는 마치 전문경영체제를 주장하는 태도를 뒤집는 꼴이다. 주주가 직접 (재무 구조 개선 방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Q.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 참여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강 대표 : 앞서 말했듯 주주들은 경영에 나설 수 없다. 그리고 이를 정관에 못 박았다. 아까 보신 정관에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사람은 경영 일선에 나설 수 없다는 내용이 있다.

Q. (앞서 프리젠테이션에서) “대세는 이미 기울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강 대표 : 전 이 일이 성공할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세라고 표현했다. 저처럼 저 사람들(조 회장측)의 믿을 수 없는, 양치기 소년같은 말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것은 다른 주주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저희(3자 연합)가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 

Q. (한진그룹) 주주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강 대표 : (3자 연합은) 이사 후보들을 누가 추천했는지 모를 정도로 공정성에 원칙을 뒀다. 그래서 (이사) 조합을 가만히 보면 항공업, 부동산, (기업) 지배구조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배치되어 있다. 성비도 고려했다. 여러 주주들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렇게 말씀하신 이유가 혹시 저희(KCGI)가 (한진그룹을) 좌지우지해 (지분을) 팔고 나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인 것 같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 이번 기회에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드리겠다. (의심하시는대로) 시세 차익을 얻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기초를 탄탄하게 만들 것이다.   

Q. 이번 주주총회서 앞서 말한 내용들이 무산된다면 향후 임시 주주총회 소집이나 내년 주주총회 등을 통한 장기적인 계획이 있나.

강 대표 : 임시 주총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지분율 등에서 (조 회장 측을) 앞설 것으로 본다. 이번 주총서 반드시 이기겠다.

Q. 김 후보는 (포스코와 한진그룹의 이사직을) 겸직할건가. 아니면 그만둘 건가.

김 후보 : 아직 (포스코에서) 임기가 남아있다.

Q. 한진칼 지분 확보를 위해 담보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안다. 상환 압박은 없나.

강 대표 : 고금리가 아니라 매우 낮은 금리라 괜찮다. LTV 평균 20%다. 주택담보대출도 20% 정도다. 오히려 대주주 일가의 대출 이자가 훨씬 높다. 어떤 펀드도 애버리지를 끼게 마련이다. 별 문제 안 된다. 

 

[비즈트리뷴=이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