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호텔롯데 대표이사 사임… 왜?
신동빈 호텔롯데 대표이사 사임… 왜?
  • 박진형 기자
  • 승인 2020.02.1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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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1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지난달 말 주주총회를 열고 신동빈, 송용덕, 김정환, 박동기, 이갑 등 5인 대표 체제에서 이봉철, 김현식, 최홍훈, 이갑 등 4인 대표체제로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 회장이 대표이사를 겸직한 계열사는 롯데지주와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등 3곳으로 줄었다.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의 사임에 대해 "지난해 (국정농단 뇌물공여 혐의) 대법원 판결에 따른 후속 조치이자, 계열사의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계에선 호텔롯데 상장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너를 비롯한 경영진의 도덕성은 상장 요건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뇌물공여 등 혐의로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다.

호텔롯데 상장은 신 회장의 최대 과제다. 호텔롯데를 상장하면 '롯데=일본기업' 등식을 희석시키고 동시에 '원톱체제'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지난 2015년 호텔롯데 상장 계획을 밝히면서 "상장 시 30~40%는 신주 발행할 예정"이라며 "일본 쪽 지분율이 50% 미만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가 보유 중인 호텔롯데 지분 99%를 신주 발행으로 낮추겠다는 거다. 100주를 발행한 주식회사가 100주를 더 발행하게 되면 기존 주주들은 지분이 반으로 줄어들게 되는 식이다.

이게 왜 중요할까. 사실상 일본 주주들이 소유하고 있는 호텔롯데가 롯데지주 지분율 11.1%를 가지고 있어서다.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 호텔롯데 -> 롯데지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를 약화시키려면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의 지분율 낮춰야 한다는 거다. 신 회장은 현재 롯데지주의 지분율 11.7%를 가지고 있는 최대 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