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경영분쟁] ‘조현아 연합군’ 추천 이사 후보 김치훈 전 상무 사퇴...왜?
[한진 경영분쟁] ‘조현아 연합군’ 추천 이사 후보 김치훈 전 상무 사퇴...왜?
  • 이혜진 기자
  • 승인 2020.02.1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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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에 “현 경영진 지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이하 3자 연합) 의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닷새 만에 자진 사퇴했다. 내달 주주총회에서 3자 연합에 타격을 미칠 전망이다.

18일 한진그룹은 “김치훈씨가 지난 17일 한진칼 대표이사 앞으로 보낸 서신을 통해 ‘3자 연합이 추천하는 사내이사 후보에서 사퇴하겠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어 “(김 전 상무가) ‘3자 연합이 주장하는 주주 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칼맨’(KAL man)으로서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고 강조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김 전 상무가) 한진그룹 모든 구성원이 힘을 모아 대화함으로써 한진그룹이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도록 힘써주시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한진그룹 계열사 노조와 대한항공 OB임원회 등의 비난이 잇따르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관측된다. 

조현아 연합군'이 제시했던 이사 후보 8명. 사진 윗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다. 사진=연합뉴스
조현아 연합군'이 제시했던 이사 후보 8명. 사진 윗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다. 사진=연합뉴스

■ 대한항공 노조 “3자 동맹 낙하산 허수아비 저지”

앞서 3자 연합은 지난 13일 한진칼에 김신배(66) 포스코 이사회 의장과 김 전 상무 등 사내이사 4명(기타 비상무이사 1명 포함)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이사 후보군을 제안했다.

이중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김 전 상무의 경우 대한항공에서 임원을 한 경력도 없는 데다 조 전 부사장의 인맥이라는 점에서 조 전 부사장의 '대리인'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노조는 다음날인 14일 성명을 내고 3자 연합의 주주 제안에 대해 “3자 동맹 낙하산 허수아비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 저지 투쟁을 전개하겠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 내달 25일 주주총회 앞두고 여론전 가열될 전망

김 전 상무는 1982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런던공항지점장 등을 지냈다. 2006년 대한항공에서 상무보로 승진한 뒤 곧바로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한국공항으로 자리를 옮겨 상무와 통제본부장을 지냈다.

한국공항은 항공운수 보조 사업을 하는 업체로, 김 전 상무는 이곳에서 램프 지상조업 등을 담당하다 2015년 1월(비상근 1년 포함) 퇴직했다.

양측의 지분이 엇비슷한 가운데 내달 25일로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 소액주주 등의 표심을 얻기 위한 여론전과 신경전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한진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을 거친 뒤 내달 초 한진칼 이사회를 열어 3자 연합에 맞대응할 수 있는 이사 후보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