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짜파구리' 요리사… 해외 찬사 '라면한류' 바람
오늘은 내가 '짜파구리' 요리사… 해외 찬사 '라면한류' 바람
  • 박진형 기자
  • 승인 2020.02.17 1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음음음~" 한 외국인 유튜버가 감탄사를 연신 내뿜는다. 라면에 채끝살을 얹어서 한입 들더니 만족한 표정을 짓는다. 허겁지겁 먹는 모습도 연출되면서 '굶긴 거 아닙니다'는 유머러스한 자막도 따라 붙는다. 그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받은 후 처음 짜파구리를 먹게 됐는데 너무 맛있다"며 "돈을 많이 벌어서 매일 먹고 싶다"고 너스레를 떤다.

외국인들도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먹기 시작하면서 '짜파구리' 열풍이 한창이다.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을 거머쥐면서 덩달아 집중조명을 받는 것이다. 미국에서 용기면 형태로 '짜파구리' 출시가 검토 중인 가운데, 불씨를 더욱 지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런 뜨거운 관심은 판매량 통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17일 농심에 따르면 라면 '짜파게티'와 '너구리'는 2월 11일~15일 기준으로 전주 대비(4일~8일) 판매량이 55% 껑충 뛰었다. 출고 기준으로 잡은 데이터다.

편의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도 기생충 효과를 누리는 중이다. 이달 10~11일 GS25에서 너구리와 짜파게티 봉지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1.1% 증가했다. 대평마트 업계 관계자는 "짜파구리에 대한 매출이 기생충 시상 전후와 비교 했을 때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도 짜파구리 열풍을 예상하고 있다. 대신증권 한유정 연구원은 "2018년 기준 미국 인당 라면 소비량은 13개"라면서도 "라면 소비 상위 국가 대부분이 아시아 국가인 점과 미국 인구 비중에서 아시안 비중이 약 6%에 달하는 것을 감안해 미국 내 아시안, 아시안 외 인구의 라면 소비량을 각각 나눠 계산해보면 43개, 12개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2020년 농심의 연결 영업이익은 962억원까지 달성 가능할 것"이라며 "하지만 인기의 지속여부를 논하기에는 너무나 이른 초기 단계로 일부분만 실적 추정치에 반영했으며 추후 조정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전망은 ▲기생충 효과로 미국 내 아시안 라면 소비량 약 3%, 아시안 외 라면 소비량 약 5% 증가 ▲대신증권이 추정한 2019년 기준 수출 평균판매단가(ASP)와 동일한 505원 ▲해당 제품의 영업이익률 10% 등을 가정하고 계산된 결과다.

짜파구리는 지난 2009년 농심이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 네티즌이 자신만의 이색 레시피로 소개하며 화제가 됐다. 이후로 소비자가 취향대로 제품을 요리해 먹는 모디슈머(Modify와 Consumer의 합성어) 트렌드가 번졌다. 짜파구리는 모디슈머 열풍의 원조로 꼽힌다.

한편 농심은 세계 각국 영화관에서 '짜파구리 전도사' 역할에 나섰다. 특히 지난 7일부터 상영을 시작한 영국에서 기생충 영화 포스터 패러디와 조리법을 넣은 홍보물을 제작해 나눠주고 있다.

■ 짜파구리 황금레시피

1. 끓는 물에 짜파게티면, 너구리면과 후레이크를 넣고 4분 30초간 끓인다.

2. 면수를 150mL(약 2국자) 남기고 나머지 물을 버린다.

3. 짜파게티 분말스프 1개, 너구리 분말스프 1/2개, 올리브 조미유를 넣고 비빈다.

4. 골고루 섞어주며 약한 불에서 30초간 볶는다.

5. 완성된 짜파구리를 즐겁게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