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부동산 PF 규제에도 리테일·PI 성장...올해도 '승승장구'
키움증권, 부동산 PF 규제에도 리테일·PI 성장...올해도 '승승장구'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2.1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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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리테일·PI 중심 성장 예상
카카오페이증권 등 증권업계 진출은 변수

금융당국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규제가 올해 증권사들의 극복 과제로 꼽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키움증권이 리테일, PI(자기자본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100%로 규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부동산 PF 익스포져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증권사들의 핵심 사업인 IB(투자은행)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키움증권은 기존 주력 사업인 리테일과 PI 부문의 성장을 바탕으로 금융당국의 부동산 규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키움증권은 지난해 연결순이익 362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7.7%의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1분기 PI 부문에서 대규모 이익을 보이며 트레이딩과 상품손익이 전년 대비 136.4% 상승했다. 이와 함께 IB와 기타수수료 수익도 42.8%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에는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리테일과 PI 부문의 성장이 더욱 눈에 띄었다. 리테일 부문은 순영업수익 93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9% 증가했고, PI 부문은 3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IB 부문에서는 부동산 및 DCM(채권자본시장) 부분이 전분기 대비 12.9% 상승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지난해 4분기 IB 실적이 늘어난 것은 부동산 PF 익스포져 매각이 많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특히 일부 있었던 IB 대출 잔액을 없앴는데, 이는 곧 리테일 신용공여로의 100% 집중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 PF 규제로 대형사들의 성장 동력이 꺾인 가운데, 결국 증권사들의 운용성과와 실적 모멘텀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런 환경에서는 키움증권의 high-beta(상승 주도주)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테일과 PI 부문 성장세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올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에 따라 당분간 같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키움증권의 부동산 PF 관련 채무보증 비율도 60%대를 보이고 있어, 향후 금융당국의 규제를 고려해도 성장 여력이 남아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지난 2018년부터 구조적 성장세를 이어나가는 중”이라며 “추가 자산 배당금 유입, 주식시장의 수혜 등을 통해 올해 1분기 키움증권의 리테일 부문 순영업수익은 전분기 대비 35%의 상승폭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카카오페이증권 등 핀테크 기업의 증권업 진출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특히 20~30대 고객층 이탈을 통해 리테일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키움증권의 사업 부문별 영업이익 비중 가운데 리테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8%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기업의 증권업 진출로 키움증권과 고객 유치를 두고 경쟁이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이들 기업의 사업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고, 안정적인 시스템 정착을 위한 시간도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핀테크 기업들의 자본도 아직 키움증권을 위협할 정도로 크지는 않다”며 “여러 사항들을 종합하면, 단기적으로는 키움증권의 성장에 제동을 걸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