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상승 모멘텀 약화...'박스권 진입 우려'
국내 증시, 상승 모멘텀 약화...'박스권 진입 우려'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2.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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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김용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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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이하 신종코로나)를 딛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가 상승 모멘텀 부족으로 당분간 박스권에 머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신종코로나 영향으로 부진을 보이던 코스피는 최근 바이러스 공포감이 완화되며 다시 2200선 반등에 성공했지만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2200선까지 회복 이 후 상승 모멘텀 부족으로 당분간 추가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일정 수준의 하락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약화된 이유로는 ▲기업 실적 부진 ▲공매도 비중 상승 ▲리스크 지표 매력도 저하 ▲경기부양책 부재 등이 꼽혔다.

우선 국내 상장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시가총액 비중 70% 이상의 종목이 지난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실적을 공개한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약 20조7000억원 규모로, 시장 전망치인 21조7000억원을 하회했다. 아울러 순이익도 전망치인 13조3000억원에 못미친 약 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부터 하락세를 보였던 공매도 비중도 지난해 말부터 급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매도 증가는 수급 부담으로 이어져 단기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 특히 불확실한 변수가 많은 현재와 같은 시점에서는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실제 과거 코스피의 상승세가 둔화된 시점에 공매도 거래가 늘어나며, 증시도 하락 전환한 경우가 많았다”며 “공매도 비중이 항상 주가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하락 압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금융 시장의 전반적인 안전자산 선호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Citi Macro Risk Index의 매력도도 저하됐다. 리스크 지표는 최근 신종코로나 영향에 따라 레벨이 오르며 상승분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다만, 지표 자체가 저점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추가적인 증시 상승 모멘텀은 약화됐다.

또 신종코로나 관련 글로벌 국가들의 경기부양책이 구체화되지 못한 점도 증시 상승에 부정적이다. 신종코로나 영향으로 글로벌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도, 각국은 아직도 구체적인 경기부양책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각국의 경기부양책은 확진자수 증가가 하루 수백명 단위로 줄어든 이후에 나올 것”이라며 “금융시장은 경기부양책이 구체화되는 시점까지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추가 상승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각국의 경기부양책 가능성과 미·중 2차 무역협상, 글로벌 사이클 회복 등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실적 회복과 한국 수출 금액이 양호한 성적을 보이면 국내 증시도 큰 폭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단기 이상의 관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시점에는 오히려 적극적인 진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올해 월평균 수출 금액은 500억달러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수출 금액이 회복되면 코스피 상단은 245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