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수급 악화에 실적 먹구름 낀 석유‧화학
[실적분석] 수급 악화에 실적 먹구름 낀 석유‧화학
  • 이혜진 기자
  • 승인 2020.02.1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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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대비 영업이익↓…신종 코로나 변수

국내 석유화학사의 수익성에 먹구름이 꼈다.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 때문이다. 향후 중국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이하 신종 코로나) 확산 진정 여부, 공급 축소 규모, 전방 수요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0일 금융감독원이 제공하는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7일 작년 실적 공시를 통해 1조10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고지했다. 전년 실적과 비교하면 43.1%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보다 5.9% 줄어든 15조123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공급 증가 및 대외 불안정성에 따른 수요 위축 영향이 큰 한해였다”고 밝혔다.

LG화학의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부문도 작년 영업이익이 1조4178억원으로 전년 대비 30.2%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8.5% 줄어든 15조5480억원이었다. 미국 셰일 오일 증산이 공급 과잉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주요 시장의 수요 위축과 석유‧화학제품의 스프레드(판매가와 원가의 차이) 축소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금호석유화학도 작년 영업이익이 3679억원으로 전년 대비 33.7% 줄어들었다. 제품 수요 부진으로 합성고무와 주력 제품인 페놀유도체(페놀과 아세톤, 비스페놀A 등으로 구성된 소재), 에너지 부문에서의 실적 악화가 컸다. 특히 페놀유도체의 공급량이 꾸준히 늘어나 약세 기조는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매출액은 4조9779억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약 10.9% 감소했다.

올해에도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공장 가동이 장기간 중단됨에 따라 수요가 언제 살아날지 불투명하다. 특히 플라스틱의 원료인 폴리에틸렌(PE)을 생산해 주로 중국에 수출하던 롯데케미칼의 수출 길은 막혀 있는 상황이다. 

세계 경기 회복 속도도 느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올해 상반기까지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는 사업 다각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LG화학은 자동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에 발 맞춰 전체 생산 능력의 약 80%를 유럽과 중국에서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LG화학 측은 지난 3일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전지본부 전체 설비 투자에 3조원정도 집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작년 투자 금액인 3조8000억원에 가깝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7일 컨퍼런스 콜을 통해 최근 신설한 신사업 부문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스페셜티 업체들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을 검토 중”이라며 “자원과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을 우선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나섰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전자소재사업부문을 SK머티리얼즈로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비즈트리뷴=이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