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비상] 한한령 기대했는데...비상걸린 뷰티업계
[신종코로나 비상] 한한령 기대했는데...비상걸린 뷰티업계
  • 전지현
  • 승인 2020.02.0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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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국내 화장품 업계도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올 상반기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중국 내 한류 금지령) 해제에 따른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 귀환 기대감도 잠시. 2003년 사스(SARS) 때처럼 4개월 이상 소비심리가 냉각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홍콩대 전염병역학통제센터는 우한 폐렴이 4월말~5월초 절정을 이룬 후 6~7월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즉, '신종코로나' 리스크가 5개월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사스보다 심각한 '신종코로나' 여파

문제는 '신종코로나'에 따른 타격이다. 시장에서는 '신종코로나' 여파가 과거 사스(SARS)보다 심각할 것으로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우한 폐렴 사태가 가져온 RISK-OFF 분위기는 감염병 유행이 공식적으로 종료되기 전까지 사그라들기 어렵다"며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감염병 중 우한 폐렴은 위험수위가 2003년 사스(SARS)를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화장품업계 2015년 5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생 직후 매출 타격을 크게 입었다. 당시 6, 7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각각 26만명, 23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63% 감소했고, 이 추세는 6개월간 이어졌다.

중국 관광객 방문수가 줄면서 이들이 주로 몰렸던 명동·홍대 등 주요 상권 로드숍 매출은 평균 적게는 10% 많게는 20%까지 감소했다. 면세점과 중국현지 매출 등 중국 수요에 의한 이익 기여도가 80% 이상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그해 3분기 면세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26% 떨어졌다.

◆대형 브랜드 中 매점 잇단 휴점, 사라진 '한한령 해제' 기대감

'신종코로나'로 인한 중국 현지 매출 타격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중국 현지시장내 점포들이 문을 닫고 있어서다. 아모레퍼시픽은 상하이 소재 중국법인을 2월9일까지 휴무키로 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내 매장 운영은 현재 우한시의 경우 중국 정부의 관리 지침에 따라 우한시 전체가 통제된 상황이라 자사 매장도 영업을 중단했다. 매장 운영 재개 시점과 이외 지역에서는 중국 정부의 관리 지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다. 

LG생활건강 역시 우한 지역에 위치한 일부 백화점에 매장이 있으나 현재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백화점이 영업을 중단하면서 일시 휴점 상태다. 국내외 직원들은 중국 지역 출장을 전면 보류했다. 생활뷰티기업 애경산업도 상해 법인이 9일까지 전직원 휴무에 돌입했다.

최근 한중 관계 해빙 기류와 '한한령' 해제 기대감으로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됐던 긍정의 시그널이 증발된 셈이다. 시장에서는 중국 현지 시장뿐 아니라 중국인 입국자들이 줄면서 향후 화장품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사스가 확산됐던 2003년의 중국인 인바운드는 일 평균 1400명 규모에 불과했다"며 "지금은 일 평균 1만6500명이 유입되고 있어 화장품과 면세점 업종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도 "기존에는 올해 중국인 입국자 수가 전년 대비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며 "또 2015년 메르스 때와는 달리 중국의 현지 화장품 소비 시장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