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바짝 쫓는 KB금융, 리딩뱅크 '가속페달'
신한금융 바짝 쫓는 KB금융, 리딩뱅크 '가속페달'
  • 김현경 기자
  • 승인 2020.02.0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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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vs KB, 6일 리딩뱅크 가려져
신한, 비은행부문 강화하며 1위 달성 전망
KB, 선제적 리스크관리 '긍정적'...신한 바짝 쫓아

이번 주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리딩뱅크' 대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신한금융이 2년 연속 1위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량자산 위주의 대출 관리와 선제적인 리스크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한 KB금융이 신한금융의 뒤를 바짝 쫓고 있어 올해 두 금융그룹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각 금융그룹들에 따르면 오는 4일 하나금융지주를 시작으로 5일 신한금융, 6일 KB금융, 7일 우리금융지주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추정치를 종합하면 신한금융이 지난해 3조4832억원의 순이익(지배주주)을 거둬 리딩뱅크에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2018년 KB금융으로부터 1위 자리를 탈환했을 때 거둔 순이익 3조1567억원보다 10.3% 증가한 규모다. KB금융은 전년(3조612억원) 대비 8.9% 증가한 3조3347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2위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은 2017년 KB금융에 빼앗긴 리딩뱅크 지위를 2018년 탈환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오렌지라이프, 아시아부동산신탁 M&A(인수·합병)을 통해 비은행부문을 대폭 강화하며 리딩뱅크 달성에 성공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KB금융이 안정적인 대출 성장세와 리스크관리를 기반으로 신한금융 뒤를 추격하고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신한금융의 경우 서울시금고 출연금에 대한 회계처리 문제로 1000억원 가량의 비용 발생 요인이 있다. 두 금융그룹간 순이익 격차 추정치가 약 1500억원인 것을 고려했을 때 KB금융 입장에서는 리딩뱅크 탈환도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KB국민은행이 주요 시중은행들 중 유일하게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원금손실 사태와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피해간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국민은행이 선제적인 리스크관리를 통해 손실을 방어한 것은 물론 고객 신뢰도 제고에도 성공했다는 점에서 그룹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현재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매각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는 등 M&A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푸르덴셜생명의 총자산은 20조8081억원, 누적 당기순이익은 1465억원이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그룹 덩치를 키우고, 생명보험 부문을 대폭 강화한다면 리딩뱅크에 한결 가까워진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민은행이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70%를 취득하면서 ROE(자기자본이익률)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푸르덴셜생명 등 추가적인 M&A가 가시화되면 밸류에이션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