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메리츠종금증권, 지난해 순이익 사상 최고치...부동산 PF 규제 극복 관건
[실적분석] 메리츠종금증권, 지난해 순이익 사상 최고치...부동산 PF 규제 극복 관건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1.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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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딩, IB 필두로 전 부문 고른 실적
자본여력 확보 위해 배당금은 올해와 동일

메리츠종금증권(이하 메리츠증권)이 시장의 우려를 극복하고 지난해 당기순이익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으로 새기록을 달성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546억원으로 지난 2018년 대비 27.9% 증가했다. 이와 함께 영업이익과 세전이익도 각각 6799억원, 767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7.7%, 30.2%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263억원, 16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7.3%, 56.1% 올랐다. 4분기 영업이익이 분기 기준으로는 최초로 2000억원을 달성했고, 순이익도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메리츠증권은 8분기 연속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이미지제공=메리츠종금증권
이미지제공=메리츠종금증권

전 부문 고른 성장...트레이딩, IB 실적 돋보여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4분기 전 부문 고른 성적을 바탕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항공기 인수 건을 포함한 국내외 대체투자 딜 주관 등으로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전년동기 대비 24.3% 증가한 1390억원의 수수료수익을 기록했다. 아울러 ELS와 채권, 파생상품 관련 투자에서도 호조를 보이며 트레이딩 손익도 전년동기 대비 24.6% 오른 754억원을 기록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이와 함께 대출자산에 따른 금융수익 787억원과 위탁매매수수료수익 92억원, 자산관리수수료수익 32억원 등 대부분의 부문에서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외 부동산, 선박 등 다양한 분야 대체투자를 진행했다"며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며 IB 뿐만 아니라 트레이딩, 홀세일 등 각 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실적을 한층 더 끌어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배당금은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 유지...자본여력 확보 차원

지난해 사상 최고 성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배당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인 200원으로 책정됐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배당금은 메리츠증권이 자본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된 것"이라며 "현재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PF 익스포저에 대한 자본규제 강화로 자본력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증권의 순자본비율은 827.3%, 영업용순자본비율은 147.6%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추가로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관건은 '부동산 PF 규제 세부 확정방안'

올해 메리츠증권의 최대 과제는 부동산 PF 규제 관련 세부 확정 방안이 발표되고도 실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건전성 관리 방안'에 따르면 이 방안은 올해 2분기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메리츠증권의 순자본비율이 0%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 됐다.

다만 관련 규제가 신규 계약에 한해서만 적용되거나, 유예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실시되면 메리츠증권은 올해 주가 회복과 함께 실적 상승세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이 올해 부동산 PF 규제와 실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변수"라며 "부동산 PF 규제는 올해 1분기 발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