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삼성전자, 2019년 영업익 27조원…4년만의 최저치
[실적분석] 삼성전자, 2019년 영업익 27조원…4년만의 최저치
  • 강필성 기자
  • 승인 2020.01.30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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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지 기자 ㅣ비즈트리뷴
김용지 기자 ㅣ비즈트리뷴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에 그쳤다. 2015년(26조4천억원) 이후 가장 낮은 성적이다. 반도체 시장의 약세가 주요 원인이 됐다는 평가다. 다만, 삼성전자는 올해 D램 시장의 회복을 통해 실적을 회복하겠다는 포부다. 

삼성전자는 30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7조7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8%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230조40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줄었고 순이익은 21조73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0% 감소했다.

■작년 4분기 영업익 7.16조원...시스템반도체 이익 늘어

4분기 기준으로 매출은 59조8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고 영업이익은 7조1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4% 감소했다. 

프리미엄 세트 제품 판매 호조로 매출은 소폭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메모리 실적 약세로 감소세가 이어졌다다. 실제 반도체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메모리의 경우 D램 가격이 하락해 실적이 감소했고 시스템반도체는 고화소 이미지센서와 고성능 컴퓨팅(HPC) 칩 수요 증가로 이익이 증가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중소형 디스플레이의 경우는 일부 프리미엄 제품군 수요 약세로 실적이 소폭 감소했고, 대형 디스플레이도 업계 공급 확대로 실적이 하락했다.

IM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플래그십 제품 판매 확대와 갤럭시 A시리즈 라인업 재편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CE 사업은 QLED·초대형 등 프리미엄 TV 제품 판매 확대와 더불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가전 판매 호조, 냉장고·세탁기 등의 수익성이 개선돼 실적이 증가했다.

4분기 환영향은 미국 달러, 유로, 주요 성장 시장 통화가 원화 대비 약세로, 영업이익에 전분기 대비 약 3000억원 수준의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실적하락 예상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 하락을 예상했다.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의 경우 일부 서버·모바일용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보이나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 하락이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중소형 패널은 주요 고객의 수요가 둔화되고, 대형 패널은 비수기 아래 적자가 지속되는 등 어려움이 예상된다.

무선 사업은 플래그십·폴더블 신제품이 출시되나, 이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로 전분기 수준의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사업별 전략과 전망은? 

2020년은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사업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의 경우 상반기 중에 메모리 재고 정상화를 추진하고,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시스템LSI는 5G 칩과 고화소 센서 채용 확대에 따라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파운드리는 EUV 5·7나노 양산 확대와 고객 다변화를 지속 추진하는 동시에 3나노 GAA 공정 개발을 통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메모리 반도체 담당 한진만 전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사업과 관련, "올해 D램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연간 10% 중반 성장하고 낸드(NAND)는 20% 중후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낸드 부문은 1분기에 업황 안정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운드리 담당 한승훈 전무는 "1분기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에 따라 주요 고객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5G 관련 칩 수요 극대화에 대응해 운영 최적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 올해는 선단 공장인 4나노 공정의 제품 설계를 완료하고 5나노 공정에서는 모바일 외에도 다수 제품을 추가로 설계를 완료해 고객 응용처를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반도체 극자외선(EUV) 미세공정 기술과 관련해서는 "EUV 노광기술 적용한 7나노를 지난 2019년부터 업계 최초로 양산 시작했다"면서 "올해 EUV 생산성을 더욱 극대화한 5나노에서 고객 응용처를 다변화해 양산을 확대하고, 4나노 설계 완료를 통해서 첨단 공정 기술리더십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중소형 디스플레이의 경우 차별화된 기술과 디자인으로 리더십을 강화하고 폴더블 등 신규 수요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대형 디스플레이의 경우는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가운데, QD디스플레이 중심으로 사업구조 전환 비용이 발생해 실적 약세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컨콜에서 "LCD에서 QLED로의 전환을 가속하되, 캐파(생산량) 변화 시기는 단계적으로 조절하겠다" 고 밝혔다.

IM 사업은 무선의 경우 5G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신규 디자인을 적용한 폴더블 제품을 출시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중점을 두는 한편, 네트워크는 해외 5G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5세대(G) 스마트폰 판매량은 총 2억대 가량으로 전망한다"며 "5G스마트폰이 확대되고 기존 4G와 차별화되는 고사양 앱활용이 늘면 메모리 고용량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또 "ODM의 경우 저가 제품 중심으로 제한적인 물량에 한해 시행하고 있다"며 "올해 전반적인 ODM 기조는 지난해와 동일하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추진했던 갤럭시A 시리즈 중심의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재정비 작업은 어느 정도 자리 잡았다고 본다"며 "이로 인해 하반기 중저가 스마트폰 수익성이 안정화됐다"고 설명했다.

CE사업은 QLED 8K TV, 마이크로 LED, 비스포크 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컨콜에서 "올해는 유로컵과 올림픽 등을 앞둔 올해 TV시장은 전년보다 상승할 것으로 본다. 75~110인치 크기의 가정용으로 적합한 마이크로LED TV를 올해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라며 "출시 시점 가격은 시중 프리미엄 TV보다 높겠지만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올해 투자계획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투자로 약 26조9000억원을 집행했다. 사업별로는 반도체 22조6000억원, 디스플레이 2조2000억원 수준이다.

2018년 대비 반도체는 메모리의 경우 지난해 공정 전환에 집중하면서 투자가 감소됐고 파운드리는 EUV 7나노 등 미세 공정을 적용하기 위한 설비 증설로 투자가 늘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는 2018년 대비 중소형 A4라인 투자가 끝나 투자가 감소했다.

올해 투자는 수요 변동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메모리의 경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설비투자는 시황 회복 추이에 맞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시스템반도체와 디스플레이, AI, 5G와 같은 미래 성장 사업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