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금리 1.50~1.75% 동결...연준·한은 "우한폐렴 여파 지켜볼 것"
미 연준, 금리 1.50~1.75% 동결...연준·한은 "우한폐렴 여파 지켜볼 것"
  • 김현경 기자
  • 승인 2020.01.3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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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지난해 12월부터 '인하기조'서 '동결기조'로 선회
파월 의장 "경제·고용 양호...우한폐렴 불확실성으로 남아"
한은 "연준 결정 예상대로...우한폐렴 지켜봐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9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끝에 기준금리를 현행 연 1.50~1.75%로 동결했다.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 양호한 경제 상황 및 고용지표 등을 고려했을 때 금리 조정 유인이 적다고 판단한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7개월 만에 금리를 인하했던 지난해 7월 이후 9월, 10월까지 세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던 연준이 인하 기조를 접고 동결 기조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12월에 열린 FOMC에서도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제공=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제공=연합뉴스

연준은 통화정책 성명에서 "노동시장은 강하고 경제활동은 적정한 비율로 증가하고 있다"며 "일자리는 최근 몇 달 간 평균적으로 견고하고 실업률(3.5%)은 낮은 상태를 유지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 상태의 통화정책은 경제 활동의 지속적 확장과 강한 노동시장 여건, 2% 목표 근방의 인플레이션을 지지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 동결은 직전 FOMC 때와 동일하게 위원 10명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직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폐렴'이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우한폐렴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 여행 제한과 비즈니스 중단 등으로 중국, 아마도 전 세계 활동에 일부 차질이 있을 수 있다"며 "매우 주의 깊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미 경제에 미칠 파장을 판단하는 게 우리의 틀"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연준이 우한폐렴으로 미국 경제 여건이 악화된다면 현 통화정책(동결기조)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성명서와 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결과지만 연준 의장은 우한폐렴과 관련한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을 내비쳤다"며 "관련 이슈가 글로벌 경제 활동에 일부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언급해 우한폐렴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과 이에 따른 통화정책 변화 여지를 남겨뒀다고 보여진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은 연준의 이번 동결 결정이 예상에 부합했던 만큼 오히려 시장 상황은 우한폐렴 전개 상황에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30일 오전 미 연준의 금리동결에 대한 상황점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FOMC 회의 결과가 시장의 예상에 대체로 부합했다"면서 "파월 연준 의장의 발표 후 상승했던 주가가 반락하고, 금리 낙폭이 확대된 것을 보면 시장에서 회견 내용을 '도비쉬(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의 전체적인 정책 결정 내용이 대체로 예상에 부합했기 때문에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개 상황에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고 영향을 점검해야 하지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이어진다는 것은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