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섭 진천군수는 29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충남 천안에서 반발하니까 진천으로 변경하면 주민들이 선뜻 수용할 수 있겠느냐. 이번 결정은 이런 원칙이 결여된 불합리한 의사결정"이라며 정부 당국의 결정을 질타했다.
송 군수는 "국가 격리수용 시설 결정을 할때는 인구밀도, 격리의 용이성, 의료기관 연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덕산읍과 음성군 맹동면 일대에 있는 충북 혁신도시는 11개 공공기관 외에 아파트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고, 거주민이 2만6000여명에 달한다"며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수용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후 충북 진천군 덕산읍 충북혁신도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는 주민 300여명이 몰려들었다. 주민들은 특히 트랙터 등 농기계로 인재개발원 입구를 봉쇄했다. 입구를 막은 농기계에는 '천안시민은 자국민이고, 진천군민은 타국민이냐'는 플래카드까지 등장했다.
주민들은 "공무원인재개발원 근처에는 2만6000여명이 거주하고 있고, 6500명의 학생이 지내고 있다"며 "게다가 이곳에는 대형 병원도 없다. 감염될 경우, 응급대처도 어렵다"며 정부 결정에 반발했다.
■경대수 의원, "와서 눈으로 보고 결정하라"
경대수의원은 정부당국의 탁상행정을 강도높게 성토했다.
경 의원은 "단순히우리 지역에서는 안 된다는 님비의 문제가 아니다. 2km안에 2만6천명이 오밀조밀 밀집해 있는 충북 혁신도시 내에 수용시설을 설치한다는 것은 너무도 무책임한 결정이며 도저히 용인 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곳은 직선거리 2km 이내에 어린이집 28개소, 유치원 3개소, 초등학교 3개소, 중학교 2개소, 고등학교 1개소에 6,500여명의 학생들이 있고, 12개의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약 1만1천세대 2만6천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11개의 공공기관에 약 3,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며 " 충북 혁신도시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단 한번만이라도 와서 직접 본다면 정부의 결정이 얼마나 몰상식적인 판단이고 무지한 결정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에 진정 따져 묻고 싶다. 도대체 어떤 근거로 충북 혁신도시가 전염병 수용시설 위치로 지정되었는가? 몇 백미터 앞에 수천세대의 아파트 단지가 있고 많은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가 위치해 있는 곳에 수용시설이 과연 타당한가? 인근에는 응급실이 제대로 갖춰진 종합병원도 없다. 제대로 된 의료시설을 찾아 가려면 2시간 이상을 가야한다. 의료시설 연계망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 전염병 수용시설이 가당하기나 한가?"라고 따져물었다.
경 의원은 "제발 충북혁신도시에 한번만 와서 직접 봐라. 와서 눈으로 보고 결정해라! 바로 코 앞에 아이들 축구장이 있고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 학교가 있으며 대단지 아파트가 숲을 이루며 있는 이곳에. 어떻게 전염병 수용시설이 들어 설 수 있는 것인가? 인구밀집 지역인 충북혁신도시 내에 수용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국가와 우리 국민 전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가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도리어 위협할 수 있는 일이다. 정부는 인구밀집 지역인 충북 혁신도시 내의 우한 폐렴 격리시설 설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다시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비즈트리뷴=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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