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현대제철, 4Q 영업손익 적자전환…원가 인상 여파
[실적분석] 현대제철, 4Q 영업손익 적자전환…원가 인상 여파
  • 강필성 기자
  • 승인 2020.01.29 15: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제철이 지난해 4분기 영업손익이 적자전환하면서 현대차그룹 편입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 원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주요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평가다. 

현대제철은 29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14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12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5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현대제철이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2001년 이후 처음이다. 

DB금융투자 김홍균 연구원은 4분기 적자요인과 관련, " 봉형강 및 판재류의 수요 감소에 따른 판매부진으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했다. 주요 일회성비용으로 불용제품 재고자산 폐기 200억원, 탄소배출충당금 200억원, 인력구조조 정비용 100억원 등이 반영됐다. 중국지역 부진 심화에 따른 해외 종속법인 손익도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20조5126억원, 영업이익은 67.7% 감소한 331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p 낮아진 1.6%를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철광석 가격이 작년 한때 톤당 120달러까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강판·조선용 후판 등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 반영이 난항을 겪으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봉형강 부문에서도 하반기 건설수요 부진 심화로 철근·형강류의 판매량이 감소하고 판매단가가 하락하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2020년 전략과 전망은? 

현대제철은 수익성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으로 '위기에 강한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1~2월 중 판재류의 가격을 톤당 2만~4만원 인상할 계획이다.  봉형강도 3만~5만원 올릴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0년 전략방향과 관련, △ 고성능·고수익 프리미엄 제품 개발 가속화 △저품위 원료 증대 등 수익성 극대화 위한 제조기술 고도화 △ 스마트 팩토리 기반 구축 가속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수익성 향상을 위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량(19년 8,914천톤)을 올해에는 9106천톤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중장기적 ESG 역량 강화를 기반으로 기업신뢰도를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제철은 설비 신예화와 신규 투자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우선 2021년까지 1200억원을 투자해 냉연설비 합리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2021년 1월 양산을 목표로 체코 오스트라바시(市)에 핫스탬핑 공장을 신설,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1분기 전망은 비관적이지않다. 

하나금융투자 박성봉 연구원은 현대제철의 올해 1분기 전체 ASP(평균판매단가)는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 철강유통가격이 11월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12월에는 봉형강제품 가격이 하락했으나 중국 철강사들의 봉형강 설비 개보수 확대로 1분기 중으로 봉형강 가격이 재차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산 철강 수출가격 상승을 계기로 현대제철은 제품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다. 1월부터 판재류 유통가격 인상을 발표했고 일부 제품들의 실수요가격 또한 인상 예정이기 때문에 1분기 현대제철의 전체 ASP(평균판매단가)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DB금융투자 김홍균 연구원은 "중국 시장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이 철강 원소재가격의 방향성을 더욱 우하향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자동차강판 고객기반 확대와 내진강재 및 해양설비용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유의미한 실적 향상을 위해서는 수요 산업의 경기 개선과 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 다행히 계열사이자 최대 고객으로 매출 비중이 높은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개선세에 있다"며 "자동차사와의 가격 협상 결과가 올해 수익성 개선에 주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