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비상] 울고 싶은 항공업계, “믿었던 中 노선마저…”
[우한폐렴 비상] 울고 싶은 항공업계, “믿었던 中 노선마저…”
  • 강필성 기자
  • 승인 2020.01.29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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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의 표정이 좋지 않다. 최근 중국 후페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일명 우한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중국 노선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 불매의 영향으로 일본 노선을 줄이고 중국 노선을 확대해온 항공업계로서는 그야말로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 됐다는 평가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의 중국 노선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이후 직격탄을 맞는 중이다. 예매 승객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로 중국 항공권을 취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한폐렴 사태를 예상하기 힘들었던 만큼 항공사도 이에 대한 환불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당초 

◆ 취소 수수료 면제에 운항 중단까지

이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4일 이전 발권한 중국 노선 항공권에 대한 환불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고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의 저비용항공사(LCC)도 이달과 다음달 출발편의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한 상태다. 

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심지어 에어서울은 취소 수수료 면제는 물론 아예 중국 전 노선의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중국 노선 운항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한 것. 에어서울은 인천~장자제 노선을 주 3회, 인천~린이 노선을 주 2회 운항해왔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우한 폐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중국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국제선 전 노선에 항공기 소독을 철저히 하고 있으며 공항 종사자와 운항·캐빈 승무원에게도 마스크와 장갑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 다른 항공사도 중국 노선 운항 추가 중단을 검토 중이다. 이미 우한 노선의 운항은 전면 중단된 상황. 제주항공은 부산~장사제, 무안~장사제, 무안~산야 노선을 순차적으로 운항 중단할 예정이고 이스타항공은 청주~장사제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 일본 이어 중국 노선도 타격

이런 중국 노선의 취소 및 중단은 항공업계에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상황이다. 지난해 항공업계의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환율 상승, 글로별 경기침체에 따른 화물감소, 일본 불매에 따른 일본 여객수요 부진 등이 주요 이유다. 

실제 지난해 3분기에는 대한항공을 제외한 7개 항공사가 일제히 적자전환했고 4분기에는 대한항공마저 적자전환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항공업계가 지난해 일본 단거리 노선이 타격을 입은 이후 중국 노선 늘리기에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중국 전략은 이번 우한폐렴 사태로 인해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양지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항공업에 대한 2020년 실적 하향 조정 가능성을 반영해 항공사들의 목표주가를 7~12% 하향 조정했다”며 “우한 폐렴의 확산으로 올해 상반기 국제여객, 화물수요 및 항공사의 실적 전망히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03년 3월 사스 확산 이후, 인천공항 기준 국제선 여객 수송은 3월 9.7%, 4월 37%, 5월 38%, 6월 19% 전년 대비 감소한 바 있다”며 “해당 기간 중국인 입국자 감소뿐만 아니라 해외 전 지역에서 감소세 기록해 항공사 여객 실적 전반에 걸쳐 악영향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어 “1차적으로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높은 대형국적사 및 제주항공에 악영향 불가피하다”며 “제주항공을 제외한 저가항공사들은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낮아 직접적 영향은 낮으나, 중국 노선 확대 계획에 차질 발생해 약 2개월 정도 여객 감소세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