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비상] 원/달러 환율 1170원대 급등...정부 "시장 불안감 확대시 컨틴전시플랜 가동"
[우한폐렴 비상] 원/달러 환율 1170원대 급등...정부 "시장 불안감 확대시 컨틴전시플랜 가동"
  • 김현경 기자
  • 승인 2020.01.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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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폐렴' 확산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높아지면서 28일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8.0원 오른 달러당 1176.7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이날 오전 전일보다 9.8원 오른 1178.5원으로 출발해 1170원대 후반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앞서 26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폐렴의 글로벌 수준 위험수위를 '보통'에서 '높음'으로 수정했다. 또 전세계 곳곳에서 우한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등장하면서 공포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 급등세도 우한폐렴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금융시장 불안감이 확대됐고,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낸 탓으로 분석된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반면, 안전자산인 국고채와 금 등의 가격은 상승했다.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7.2bp(1bp=0.01%포인트) 내린 연 1.352%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10.1bp 하락한 연 1.603%로 마감했다. 5년물과 1년물은 각각 8.7bp, 4.3bp 하락한 연 1.450%, 연 1.295%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고채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도 상승했다.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 1g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91% 오른 5만9700원에 마감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한폐렴으로)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가 주춤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위험자산의 가격이 하락하고 안전자산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은 우한폐렴 불안감 확산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열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손병두 부위원장 주재로 우한폐렴 관련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손 부위원장은 "아직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으나 리스크 확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불확실성으로 국내 경제시장이 당분간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 불안이 확대될 경우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신속하게 안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강화하고 향후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관광분야 등 일부 업종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관련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집중 모니터링해 신속한 금융지원이 즉각 시행될 수 있도록 이미 마련된 대응체계를 활용해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오전 집행간부회에서 우한폐렴 확산에 대응해 대책반 구성을 지시했다. 윤면식 부총재 등 주요 간부로 구성되는 대책반은 한은 국외사무소와 연계해 국제금융시장 동향 등을 24시간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