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비상] 中진출 국내 기업 ‘화들짝’…주재원 대응 총력전
[우한폐렴 비상] 中진출 국내 기업 ‘화들짝’…주재원 대응 총력전
  • 강필성 기자
  • 승인 2020.01.2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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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페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일명 우한폐렴)이 중국에서 기승을 떨치면서 중국에 진출한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생산 차질은 물론 주재원 철수, 출자 자제 등 조치에 나서는 것. 

28일 재계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은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대부분의 주요기업이 중국에 진출해 있기 때문. 특히 가장 비상이 걸린 곳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한 우한에 현지 생산시설 및 법인을 가진 곳이다. 

우한에 에틸렌 공장을 두고 있는 SK종합화학은 설 연휴 전 주재원 10여명을 귀국 시키고 내부적으로 우한 출장을 금지한 상태다. 이 외에도 근무 중인 중국인 직원 3000여명에게 마스크와 소독 약품 등을 지급한데 이어 간염을 방지하기 위해 회의 금지 및 식당 폐쇄 등의 조치를 내린 상태다. 공장은 정상 가동하지만 출근 인원을 최소화하는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발 항공기에서 내린 여행객들과 외국인들이 검역소에서 발열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ㅣ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발 항공기에서 내린 여행객들과 외국인들이 검역소에서 발열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ㅣ사진=연합뉴스

SK그룹도 최근 2주 이내 중국을 방문한 직원이 증상이 있으면 출근하지 말고 팀장과 부속의원에 신고하도록 했으며 증상이 없어도 신고하고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근무하도록 공지했다.

우한에 공장이 있는 포스코도 현재 우한에 주재원 4명이 있으며 한중 정부의 향후 대응에 따라 전세기를 통한 철수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다. 포스코 우한 공장은 중국 정부가 다음 달 2일까지 춘제 연휴를 연장함에 따라 공장가동 중단도 연장하고 있다.

후베이성 이외에 지역에 거점을 둔 기업들도 사태를 예의주시 중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빠르게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는 최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현지임직원의 상태를 예의주시 중이다. 국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후베이성 방문자와 다른 중국 지역 방문자 가운데 유증상자는 1주일간 자택에서 대기하도록 안내했다.

장쑤성 옌청에 기아자동차 합작공장을 운영하는 현대차그룹은 설 연휴 기간 신종 코로나가 확산될 우려가 커 각별히 유의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중국에 진출한 계열사 전체에 비상연락망을 공유하는 중이다. 

LG전자도 우한지역 출장을 금지한데 이어 중국 전역 출장 금지를 공지한 상태다.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주요 그룹 내 불안감은 커져가는 중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확산돼 중국 사업에 타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의 경기악화가 우리 기업의 성장성 저하로 이어지리라는 ‘우한 폐렴 쇼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갖고 “아직까지는 사태 초기 단계이므로 조금 더 사태의 진행상황을 봐야할 것 같다”며 “경제심리가 회복되는 상황이었는데 (우한 폐렴) 사태 때문에 경제 심리가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