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우리금융, 연초부터 자본증권 발행 '활발'...M&A 실탄 확보한다
KB·우리금융, 연초부터 자본증권 발행 '활발'...M&A 실탄 확보한다
  • 김현경 기자
  • 승인 2020.01.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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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비율 개선·M&A 실탄확보 목적
윤종규·손태승 회장, 비은행 강화 위한 M&A 의지 커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올해 본격적인 M&A(인수·합병) 행보가 예상되는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잇따라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다.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개선을 통한 건전성 강화는 물론 M&A를 위한 실탄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29일 2500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납입일은 다음달 6일이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해 우리금융은 지난 2일 키움증권·교보증권과 대표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이달 15일 KB금융은 3000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을 결정한 데 이어 16일에는 2500억원 규모의 3·5·10년물 금융지주회사채를 발행했다.

두 금융그룹이 앞다퉈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것은 은행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BIS비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은 발행회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원금이 모두 상각되는 채권이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은행 등 금융사에서 건전성 강화를 목적으로 발행한다.

현재 KB금융과 우리금융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각각 15.29%, 11.44%다. 금융당국의 BIS비율 권고치는 13~14%다. 특히, 중요은행·금융지주(D0SIB) 감독대상인 우리금융은 BIS비율을 11.5%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두 금융그룹이 재무건전성 강화 외에 M&A를 위한 자본확충 차원에서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의 BIS비율 개선 작업을 M&A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으면 금융당국 불승인 등 M&A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M&A를 위한 것보단 BIS 자기자본비율을 위한 것"이라면서도 "BIS 자기자본비율 개선은 추후 M&A를 위해서도 필요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매각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윤종규 회장이 그룹 자산성장,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등을 위해 생명보험사 M&A에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참여한 사모펀드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M&A 특성상 매각가가 안 맞으면 중간에 손을 뗄 가능성도 있지만 KB금융이 리딩뱅크에 다시 올라서기 위해서라도 어떤 매물이든 M&A는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지난해부터 캐피털, 저축은행 등 중소형 금융사는 물론 증권사, 보험사 등 대형 금융사와의 M&A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꾸준히 밝혀왔다. 우리은행의 순이익 비중이 그룹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가장 적극적으로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에 나섰던 우리금융은 지난해에만 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현 우리·우리글로벌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현 우리자산신탁)을 인수했다.

또다른 우리금융 관계자는 "영업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했을 때 증권사쪽에 무게를 두고 (M&A 매물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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