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알펜루트운용 "환매 연기, 시장의 극단적 리스크 회피 때문...투자 자산 매우 우수하다"
[단독] 알펜루트운용 "환매 연기, 시장의 극단적 리스크 회피 때문...투자 자산 매우 우수하다"
  • 어예진 기자
  • 승인 2020.01.2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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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알펜루트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쳐
이미지=알펜루트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쳐

1800억원대의 펀드 환매 연기를 예정하고 있는 알펜루트자산운용이 투자 자산에는 문제가 없음을 밝혔다.

알펜루트운용은 지난 27일 수익사 대표들에게 보낸 환매 연기 관련 입장을 통해 "환매 연기된 펀드 및 알펜루트 자산운용의 투자 자산 대부분은 매우 우수한 비상장 벤처기업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이번 환매 연기로 알펜루트의 전체적인 가치 투자 방향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2013년 설립된 알펜루트운용은 BTS(방탄소년단)로 유명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마켓컬리 등 유망한 비상장 벤처 선도 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 및 투자하는 사모펀드 운용사다. 22일 금융투자협회 통계 기준 전체 자산규모는 9292억원이다.

이들이 투자하는 비상장 투자기업의 상당 부분은 이번 환매 연기 결정과는 상관 없는 폐쇄형 펀드에서 출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펜루트가 운용하는 펀드는 중도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펀드와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펀드로 구성돼 있다. 알펜루트 측이 수익자 대표들에게 전한 내용에 따르면, 28일부터 순차적으로 환매 연기를 예정하고 있는 펀드는 개방형 펀드로 총 자산 대비 19.5% 규모다.

회사 측은 "이번 환매 연기 결정은 사모펀드 시장 상황 악화로 인한 극단적인 리스크 회피를 통해 일어났다"며 "지난해 10월 라임 사태 이후 금감원과 판매사 및 수익자들과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펀드 자산 내역 및 운용현황을 공개해 극단적인 대규모 환매는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11월부터 현금화된 자산을 100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었기에 부분적인 환매에 문제 없이 대응했다"며 "적극적으로 SI(전략적투자자) 성격의 펀드 투자유치와 주요 자산 매각, 세컨더리(Secondary) 폐쇄형 펀드 설정 등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알펜루트의 환매 연기는 증권사 PBS(프라임브로커리지)부서가 TRS(총수익스왑) 계약을 통해 제공한 레버리지 대출 회수를 갑작스럽게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21일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미래에셋대우와 신한금융투자가 잇따라 상환 요청을 하면서 대량 환매가 발생한 것이다.

증권사들의 TRS 계약 환매 청구 금액 등 지난주 발생한 대량 환매 요청 금액은 총 597억원으로 밝혀졌다. 개방형 펀드 전체 고객 자산(2322억원)의 25.7%다. 운용사는TRS 계약 해지 및 자금 상환 요청이 들어오면 3거래일 안에 자금을 돌려줘야 한다.

일각에서는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이 다른 사모펀드들에게 같은 요청을 할 경우, 유동성 위기 및 대규모 펀드런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알펜루트 측은 "이같은 대량 환매는 업계의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 정책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갑작스럽게 일어난 것"이라며 "대량 환매에 기계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이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양해를 구해 환매를 연기하고 좀 더 좋은 결과를 내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알펜루트운용은 지난 23일 증권사 TRS(총수익스왑) 일시 상환 이슈 등 대규모 환매 청구가 발생되면서 유동성 문제로 수익자 형평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환매 연기를 결정했다.

 

[비즈트리뷴=어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