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中 '우한 폐렴' 국내 두 번째 확진자 발생...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이슈분석] 中 '우한 폐렴' 국내 두 번째 확진자 발생...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01.24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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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영향은 단기적일 가능성 높아
춘절 앞두고 화장품, 면세점 관련주 비상
전염 확산되면 채권시장은 강세

지난달 12일 중국 우한시에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우한 폐렴) 최초 감염자가 발생한 후 24일 국내에서도 두 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하는 등 사태가 커지고 있다.

현재 우한 폐렴으로 사망한 사람은 25명으로 확진자 수도 830명으로 증가했다. 지난 23일 하루에만 259명의 환자가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고 8명이 숨졌다.

특히 과거 사스나 메르스 사태와 비교해 봤을 때 우한 폐렴 사태가 경제적인 부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주목되고 있다.

◆ 사태 영향 적을 듯...글로벌 증시 회복세, 국내 증시 영향도 단기적

최근 우한 폐렴 사태가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21일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전 거래일 대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0.52% 하락했고 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0.27%, 0.19% 내렸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가 23일 우한 폐렴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할 정도는 아니라고 밝히면서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이날 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0.11%, 0.2% 상승 마감했다.

국내 증시도 우한 폐렴의 영향으로 등락을 반복했다. 2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01% 하락했다. 이어 22일 반등에 성공하나 싶었지만 23일 다시 1% 가깝게 하락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우한 폐렴 사태가 과거 사례와 비교해보면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강재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우한 폐렴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사스 등 지난 사례와 비교해보면 현재의 하락세는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우한 폐렴 사태의 전개 방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사스 때와 비교하면 주가 변동은 사건 당일에만 일시적으로 나타났고, 이후에는 빠르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 관련주 희비 교차...백신·위생 웃고, 화장품·면세점 울고

우한 폐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백신, 위생주 등은 수혜를 받겠지만 화장품, 면세점 등 분야에서는 당분간 부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감염진단시약 시장에서 1위의 점유율을 보유한 바디텍메드는 23일 전 거래일 대비 30% 올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어 백신개발업체 진원생명과학과 바이러스 제거 소독제를 생산 기업 서린바이오 등도 최근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마스크 관련주인 모나리자와 케이엠제약, 깨끗한 나라 등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중국 소비주는 우한 폐렴 사태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중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춘절을 앞두고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이 23일 전 거래일 대비 4.92% 하락했고, 한국콜마와 LG생활건강도 이날 각각 3.14%, 1.39% 하락했다. 아울러 면세점 관련주인 신세계도 2.85% 하락했고 호텔신라와 롯데쇼핑도 각각 3.96%, 1.14% 내렸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춘절 연휴 전후인 40일간 중국 유동인구는 약 30억명에 달할 것”이라며 “중국 보건당국에서 우한 폐렴이 사람간 전염이 가능하다고 인정한 만큼 소비 심리 위축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 전염 확산되면 채권시장은 강세...기준금리 변동여부가 관건

우한 폐렴이 확산되면 국내 채권시장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명절인 춘절 이후 전염 확산 확인될 경우 채권시장 강세 재료가 될 것”이라며 “국내 채권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는 국내 확산 여부와 중국과 미국의 확산 속도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에서 확진자가 늘어나게 되면 메르스 사태처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준금리가 인하되지 않더라도 중국경제가 실질적인 경제적 타격을 입는다면 아시아권에 대한 성장률 눈높이가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만약 초동 대응에 실패하고 춘절 이후 확진자와 사망자가 중국 및 주변국에서 빠르게 늘어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