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태영건설, 지주사 체제 전환하며 '2세경영' 본격화
[이슈분석] 태영건설, 지주사 체제 전환하며 '2세경영' 본격화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0.01.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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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태영건설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2세경영에 본격 들어갔다. 기존 모회사 역할을 맡았던 태영건설은 본래적 사업인 건설사업부문에 집중하고, 새로 '티와이홀딩스(가칭)'를 지주회사로 신설해 자회사관리와 신사업투자 부문을 맡기며 이를 통해 경영전문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지주사 전환에 힘입어 최대주주인 윤석민 회장의 지분율도 대폭 오름에 따라 '2세 경영'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3월, 태영그룹 창업주인 윤세영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고 외아들 윤석민 부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했다.  

윤석민 회장은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에서 화학공학과 학사,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1988년 태영건설에 입사 후 기획담당 이사와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태영건설에서 약 30년을 근무하며 시공능력평가 14위의 건설사로 성장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SBS 사내이사, SBS콘텐츠허브 사내이사, SBS플러스 사내이사 등으로도 활약했다. 2017년 이를 모두 사임하고 대주주로서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 비상무이사만 유지하기로 했으며, 지난해 3월 태영그룹 회장을 맡았다.

태영그룹 회장에 오른 만큼 건설(태영건설), 방송(SBS홀딩스), 환경(TSK 코퍼레이션), 레저(블루원), 물류(태영인더스트리) 등 다양한 분야를 챙겨야 할 과제를 갖고 있으며, 그만큼 이슈의 중심에도 많이 선 편이다.

특히 이번 지주사체제를 통해 윤석민 회장은 존재감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윤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태영건설 지분율은 27.1% 수준으로, 윤 회장은 분할 후 태영건설,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각각 27.1%씩 소유하게된다. 분할 후에는 사업회사 지분을 투자회사에 현물출자하고, 투자회사 지분율을 올리는 수순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윤 회장이 티와이홀딩스를 지배하고, 이를 통해 태영건설과 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형성돼 윤 회장의 '입김'은 더욱 강화된다.

이와함께 SBS미디어홀딩스는 기존대로 중간 지주사 역할을 이어간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자산규모가 10조에 육박하는 태영그룹이 SBS를 어떻게 처리할 지에 관심이 쏠렸다.

자료: 태영건설 홈페이지, 비즈트리뷴
자료: 태영건설, 비즈트리뷴

23일 증권가에서는 태영그룹이 그동안 SBS미디어홀딩스, TSK 코퍼레이션 등 자회사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으며 이번 분할 재상장으로 숨겨졌던 적정 가치가 드러날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태영건설 본설 실적의 재평가도 이루어져 꾸준했던 건설부문의 자체사업 역시 정상화하지 않겠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건설(태영건설)

윤 회장은 1988년부터 2019년까지 태영건설에서 일하며 태영건설을 시공능력 평가 14위의 중견건설사로 키워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08년에는 태영건설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에 올랐다.

태영건설과 연결기준 자회사들은 크게 건설사업과 SBS미디어홀딩스로 대표되는 방송사업, 수처리시설 및 폐기물에너지시설 등을 운영하는 환경사업 등을 하는데 건설사업 비중이 절대적이다.

태영건설은 2014년 이후 국내 건설사업에서 꾸준히 1조 원 이상의 일감을 따내며, 시공능력 평가 순위도 14위 등 지속 상승하고 있다.

윤 회장은 태영건설의 '데시앙'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를 위해 이미지 전략을 직접 관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지역·문화 행사와 연계한 색다른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쳤으며, 문화행사를 후원하는 등 데시앙의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방송(SBS홀딩스)

윤 회장은 2019년 4월 태영그룹 회장에 취임한 뒤부터 방송의 경영과 소유 분리 이슈에 계속 휩싸이고 있다. SBS 노조는 윤 회장이 경영 개입을 중단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하면서 4월 17일 윤 회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노조 측의 입장은 윤 회장이 SBS 이사회에서 기존 전략기획실의 경영기획 및 자산개발 기능을 경영본부로 이관하고, SBS독립경영체제를 지지하는 최상재 전 전략기획실장을 해임하는 등 SBS에 장악력을 높이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환경(TSK 코퍼레이션) 

2019년 4월 태영건설의 자회사인 TSK 코퍼레이션을 대한민국 대표를 넘어 세계최고 종합환경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회사가 태영그룹의 성장동력이라는 평가가 많다.

태영건설의 한 부서였던 TSK 코퍼레이션은 2004년부터 15년간 수처리사업, 폐기물에너지사업, 토양정화사업 등 환경 분야 사업을 담당해왔다. 특히 자원 순환형 폐기물 관리 등 스마트 환경기술 서비스에 힘쓰고 있다. 자회사로는 티에스케이워터, 휴비스워터, TSK그린에너지, 에코시스템, 센트로 등 총 33개 회사를 두고 있다. 

TSK코퍼레이션은 2020년 상장을 목표로 밝힌 바 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TSK코퍼레이션(지분 62.6%)은 종합 환경처리로서 경쟁사대비 높은 실적성장률을 기록중이다. 현대 태영건설 시가총액의 74%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전망은 "히든밸류 드러낼 것" 

태영건설측은 이번 체제 전환에 대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 2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윤 회장이 2세 경영체제를 조기에 안정화시키고, 그룹을 성장세로 전환할 수 있을 지에 주목하고 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태영건설은 지속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할 전망이 지주사 역할을 하다가 건설에 집중하고, 자회사에게 신사업 등 여타 사업을 넘기는 것"이라며 "중간 지주사 등 나머지 구조 및 회사는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태영건설은 이번 회사의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개발 사업을 꾸준히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분할상장은 태영건설의 2020년대 성장동력인 환경부분과 블루원, SBS미디어홀딩스, 인제스피디움 등 히든밸류가 드러나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며 "분할 후 태영건설은 지속해서 도시개발사업, 엠시에타 운영사업 등을 영위할 전망이고, 현 정부의 신도시 공급확대 기조에 따라 이익성장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할 재상장은 태영건설 본사 실적의 재평가 기회가 될 전망"이라며, "건설 부문의 견조한 실적 확인 시 본사 밸류에이션도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자료: 태영그룹
자료: 태영그룹

한편 1973년 11월 설립된 태영건설은 1989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이번 이사회 승인에 따라 태영건설은 5월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을 최종 승인받고, 6월 30일부로 사업회사와 지주회사의 분할 작업을 마무리하게 된다. 존속회사인 태영건설과 신설회사의 분할 비율은 약 51대 49로 예정돼 있다.

기존 태영건설 주주들은 분할 후 상장하게 되는 태영건설과 신설사의 분할 비율대로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