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핀테크, 제대로 맞붙는 그랩 VS 고젝
동남아 핀테크, 제대로 맞붙는 그랩 VS 고젝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0.01.2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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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ikkeiAsianReview
출처: NikkeiAsianReview

동남아시아 차량공유 기업 그랩(Grab)과 고젝(Go-Jek) 간 경쟁이 여전히 치열하다. 양사는 동남아 최강 ‘슈퍼앱’ 자리를 놓고 다투는 중인데, 최근에는 ‘핀테크(Fintech)’ 분야에서의 경쟁이 특히 돋보인다. 양사 모두 핀테크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전통적인 은행기업과 손을 잡는 등 패권을 쥐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젝, 모바일 포스 스타트업모카인수

인도네시아의 고젝은 지난 12월 모바일 포스(POS) 스타트업인 ‘모카(Moka)’를 1억 2천만 달러(한화 약 1,400억 원)에 인수했다. 블룸버그(Bloomberg)에서 보도한 업계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고젝은 모카를 인수하여 디지털 결제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모카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시작한 모바일 포스 서비스로, 여기서 말하는 ‘포스’란 오프라인 가게의 계산대에서 흔히 살펴볼 수 있는 단말기를 의미한다. 이 단말기는 판독기를 통해 가격표에 표시된 코드를 읽어 상품명과 금액 등을 입력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모카, 카드결제・모바일 결제 가능매출・재고 정보 확인 로열티 프로그램까지 가능

모카는 이 포스의 기능을 모바일에서 구현한 서비스로, 레스토랑이나 카페, 소매상점 등에서 점주가 결제할 때 이용된다. 태블릿PC나 스마트폰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체크카드나 신용카드 결제뿐만 아니라 알리페이(Alipay)와 같은 모바일 결제도 가능하다. 

이상의 기본적인 기능 외에도, 모카 앱을 통해 매출이나 재고 정보를 알 수 있고,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을 운용하거나 직원 관리까지 가능하다. 고젝과 모카 측은 지난해 초부터 인수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젝이 인수한 모바일 포스 서비스 모카 | 출처: DealStreetAsia
고젝이 인수한 모바일 포스 서비스 모카 | 출처: DealStreetAsia

모바일 결제고페이 최근 인수한마팬까지고젝 핀테크 사업 확장 노력

이외에도 고젝은 인도네시아의 ‘마팬(Mapan)’이라는 단체예금 네트워크 서비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마팬이나 모카 모두 고젝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고페이(GoPay)와 함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고페이는 인도네시아 내 370개 도시에서 42만 개 이상의 온/오프라인 상점의 결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는 중소규모의 사업 9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그랩, 싱가포르 통신사 싱텔 손잡고디지털 은행’ 

한편 고젝의 최대 경쟁사이자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 기업인 그랩 역시 핀테크 사업을 확대하러 나섰다. 그랩은 지난해 말 싱가폴 최대 통신사 중 하나인 싱텔(Singtel)과 손잡고 ‘디지털 은행’ 사업 면허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 승인을 받을 경우, 우선 간단한 신용 및 투자 상품을 출시한 다음 은행 사업을 전면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그랩과 싱텔은 ‘디지털 은행’ 사업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그랩은 이 컨소시엄의 지분 60%를, 싱텔은 나머지 40%를 갖게 된다. 

그랩, 고객 중심의 은행 선보일 모바일 결제 그랩페이는 현재 1 이상 사용

그랩의 금융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그랩파이낸셜그룹은 현재 계획중인 고객 중심의 디지털은행을 통해 고객들이 접근하기 쉽고 투명한, 다양한 금융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2012년 차량공유 서비스로 시작한 그랩은 2016년 처음으로 금융 서비스로 발을 넓혔다. 그랩페이(GrabPay)라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이후 그랩페이는 대출 및 보험 상품도 출시했다. 그랩 측 통계에 따르면 현재 동남아 전역에서 1억 명 이상의 고객들이 그랩페이를 이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