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BNK금융 회장 연임 '도전장'...그룹정상화 '합격' vs 고령·수익구조 '부담'
김지완 BNK금융 회장 연임 '도전장'...그룹정상화 '합격' vs 고령·수익구조 '부담'
  • 김현경 기자
  • 승인 2020.01.2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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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임추위 개시, 숏리스트 선정...김 회장 '포함'
김 회장, 그룹 지배구조 개선·투명성 강화 성과...연임 유력
고령·수익구조 다각화 실패는 부담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75)이 연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 회장은 경영진 주가조작 개입, 지역경기 악화 등으로 어수선했던 BNK금융을 지난 2017년부터 맡으며 지배구조·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최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주요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탄탄한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김 회장도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BNK금융에 따르면 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2일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군(숏리스트)을 선정했다. 숏리스트에는 김 회장 등 4~5명이 포함됐다.

임추위 관계자는 "BNK금융그룹의 경영이념 및 가치를 실현하고, 급변하는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해 조직의 변화를 리드할 수 있는 적임자를 선정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승계 계획에 정해진 바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추위는 3~4차례 회의를 추가 개최해 회장 후보군을 대상으로 종합 평가를 진행한 뒤 외부 자문기관을 통한 평판조회 결과를 반영해 다음 달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김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웠던 BNK금융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것을 두고 그룹 안팎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BNK금융은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주관하는 2019년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금융부분 지배구조 우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역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양호한 실적을 낸 것도 김 회장 연임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다.

BNK금융의 당기순이익은 김 회장 취임 전인 2016년 5016억원에서 주가조작 사태로 어수선했던 2017년 4031억원으로 하락했다. 이후 2018년 5021억원으로 크게 개선됐고, 지난해 3분기까지 5292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BNK금융이 지난해 초 내부규범을 개정해 회장 연임 횟수를 1차례로 제한한 것도 오히려 김 회장 연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회장은 75세로, 금융권 최고령 CEO다. BNK금융이 나이가 아닌 횟수로 연임을 제한한 것이 김 회장의 연임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시각이다.

다만,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BNK금융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5년 9.02%에서 2016년 7.70%, 2017년 5.77%까지 떨어졌다. 2018년 말 6.75%까지 회복했지만 2015년 이후 ROE 7%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BNK금융이 부산·경남은행 등에 순이익의 90% 이상을 의존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은행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한 만큼 BNK금융의 수익성이 더 악화될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이 취임 직후 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은행 의존도 완화를 통해 그룹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음에도 관련 부문에서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BNK금융의 내부규범과 상관없이 김 회장이 금융권 최고령 CEO라는 점도 부담이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디지털·혁신·핀테크 등의 흐름에 맞춘 젊은 CEO 발탁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흐름이 젊음이나 혁신을 강조하는 방향이다 보니까 김 회장이 고령이라는 점이 항상 핸디캡처럼 따라오고 있다"면서도 "김 회장 본인이 워낙 연임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도 하고 그룹 재건에 누구보다 힘쓴 인물이라는 점은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