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국경제 2% 성장...2020년 경기회복 조짐 보여
2019년 한국경제 2% 성장...2020년 경기회복 조짐 보여
  • 용윤신 기자
  • 승인 2020.01.2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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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분쟁·반도체 부진에 수출·설비투자 연초 전망보다 악화
정부기여도 1.5%P, 민간기여도 0.5%P …민간경제 부진
4분기에는 1.2% 성장…민간부문도 반등 신호

한국은행이 22일 ‘2019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를 통해 지난해 한국 경제가 2.0%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0.8% 성장한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세이자 한국은행이 추산했던 잠재성장률인 2.5∼2.6%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에 민간 부문 성장기여도가 2분기 연속 플러스(+)를 보이는 등 민간 부문이 부진에서 벗어나는 징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국내총생산 전년대비 2.0% 증가

지출항목별 및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의 연간 성장률 | 한국은행
지출항목별 및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의 연간 성장률 | 한국은행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통계를 보면 지난해 GDP는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GDP는 국내의 모든 경제 주체가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를 시장 가치로 환산해 더한 금액이다. 국적을 불문하고 국내 영토에서 이루어진 모든 생산 활동이 포함된다.

당초 민간 전망기관에선 이보다 못한 1.9%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예측이 많았으나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2% 성장해 예상을 웃돌면서 2%대 성장률을 유지했다.

작년 1월 한은이 제시했던 전망치와 이날 발표된 속보치를 비교해 보면 설비투자는 작년 1월 전망 2.6%에서 속보치 -8.1%로 전망보다 크게 부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 건설투자·설비투자 부진 및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영향

지난해 경제가 유독 부진했던 배경은 건설투자와 설비투자의 조정이 이어진 가운데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로 수출마저 추가로 타격을 입었던 영향이 컸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성장률이 2%대로 낮아진건 우리나라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큰데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무역 환경이 좋지 않았고 반도체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수출 증가세가 둔화했기 때문"이라며 "2015~2017년 호황을 보이던 투자 여건이 2018~2019년 악화되면서 민간 부문의 성장세가 둔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등 구조적으로 성장세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과거 성장률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발표된 지난해 성장률에 대해 "2% 성장률 숫자는 선진국 클럽이라 할 수 있는 '30-50클럽'(1인당 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천만명 이상)에서 2번째이자 G20(주요 20개국) 중 5위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유사한 제조업·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진 독일의 성장률이 절반 이하로 위축(2018년 1.5%→2019년 0.6%)되는 등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건설경기 호황 조정, 보호무역주의 팽배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나름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 미중 무역분쟁 영향...수출 증가율 작년 전망치 반토막

수출 증가율도 속보치에서 1.5%를 나타내 작년 1월의 상품수출 전망치였던 3.1% 대비 좋지 않았다. 미중 무역분쟁이 5월 이후 격화하고, 하반기 반등을 기대했던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지 못했던 탓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가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떨어뜨렸다는 분석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미중 간 갈등은 세계경기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산한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2.9%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1%를 기록한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을 전망이다.


■ 내수경기 부진...기재부, ”정부소비가 경기보완 역할“

내수도 좋지 않았다. 건설투자는 –3.2%를 전망해 –3.3%를 기록해 연초 전망대로 조정 국면을 이어갔고, 민간소비 2.6%를 전망했으나 1.9%를 기록해 연초 전망보다 더 부진했다.

정부소비는 2018년 5.6%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6.5%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갔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낸 설명자료에서 "정부는 예산의 이월이나 불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추가경정예산 규모 이상에 해당하는 5조8천억원의 재정집행 제고를 통해 경기보완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밝혔다.


■ 2019년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정부 1.5%p, 민간 0.5%p

2019년 한 해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살펴보면 정부 부문 기여도가 1.5%포인트였고, 민간 부문 기여도는 0.5%포인트에 그쳤다. 지난해 경제 성장의 75%를 재정이 담당했다는 뜻이다. 

연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악화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이 원자재 등 수입품 가격보다 더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질 GDI는 국적에 상관없이 국내에서 일어난 모든 생산 활동에 대해 얻어지는 소득의 합을 의미한다. 환율, 수출입단가 등의 변화로 생긴 무역 손익을 반영해 국내의 실질 소득을 보여누는 지표로 쓰인다.

실질 GDI 하락폭은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7.0%) 이후 21년 만에 가장 컸다.


■ 4분기 성장률 키워드 ‘반도체’, ‘정부’

한편 4분기 성장률이 선방한 것은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가 개선되면서 수출 둔화를 만회한 영향과 정부의 재정집행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컸다. 분기 성장률 1.2%는 2017년 3분기(1.5%)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4분기 중 민간소비가 전기 대비 0.7% 증가했고, 건설투자는 6.3%, 설비투자는 1.5% 각각 증가했다. 수출은 전기 대비 0.1% 감소했다.

4분기 성장률을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 측면에서 살펴보면 정부 부문의 기여도가 1.0%포인트로 3분기(0.2%포인트) 대비 크게 확대했다. 민간 부문 성장기여도는 3분기 수준인 0.2%포인트에 그쳤다.

SK경제는 같은날 이슈페이퍼를 통해 4분기 경기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배경을 분석했다. 

안영진 이코노미스트는 “첫째, 기존에 부진했던 설비투자·건설투자가 약진했다는 점, 둘째, 정부가 적극적인 경제활동을 했다는 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4분기 경제 성적표의 2가지 키워드를 ‘반도체’와 ‘정부’라고 평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2020년 경제 전망은?

기획재정부
기획재정부

작년 2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던 민간투자의 성장기여도가 0.5%포인트를 나타내 플러스(+)로 전환한 것은 향후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기재부는 "민간 부문 성장기여도가 2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나타냈고, 민간투자 기여도가 7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며 "아직 만족할 순 없지만 민간 부문도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안영진 SK 이코노미스트는 “민간보다 정부의 성장 기여가 높은 현상은 2020년에도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는 비단 우리만의 현상이 아니고 2020년 글로벌 경기 회복 전망의 한 축이 각국별 확장 재정정책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활동이 민간 부문의 마중물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성장률 제고의 평가는 반감될 소지가 있다”며 주의를 주기도 했다.

[비즈트리뷴(세종)=용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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