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이재용 부회장, 삼성 인사의 키워드는…세대교체·전문성
[이슈분석] 이재용 부회장, 삼성 인사의 키워드는…세대교체·전문성
  • 강필성 기자
  • 승인 2020.01.2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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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이재용 부회장

올해 삼성그룹의 사장단, 임원인사가 하루 사이 연이어 진행되면서 재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에서 이뤄지는 두 번째 인사인 만큼 향후 삼성그룹의 미래에 대한 키워드를 직·간접적으로 담고 있다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삼성그룹 인사의 핵심은 ‘세대교체’와 ‘전문성 강화’로 요약되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인사에서는 이 부회장의 ‘뉴 삼성’에 대한 밑그림을 엿볼 수 있다. 삼성전자 사장 승진인사가 전년 두 배에 달하는 규모로 확대된 점을 비롯해 계열사 대표이사에 대한 세대교체가 본격화됐다는 점이 그 근거로 꼽힌다.

◆강화된 전문성·책임경영

이런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소수의 사장단에 과도한 역할이 쏠려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은 DS부문장과 종합기술원장을 맡아왔고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은 CE부문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 Samsung Research장 등 3개 직을 겸해왔다. 고동진 대표이사 사장도 IM부문장, 무선사업부문장을 겸직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이들 대표이사는 상당부분 겸직을 덜 수 있게 됐다. 사장 승진을 통해 전경훈 사장이 IM부문장을, 황성우 사장이 종합기술원장을 맡았고 노태문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사장이 IM부문 무선사업부장 사장으로 새롭게 발탁됐다. 

성과주의를 통한 전문성을 강화 하면서 동시에 책임경영을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특히 50대의 젊은 사장단의 발탁도 과감하게 이뤄져 ‘젊은 삼성’으로서의 활기 불어 넣기를 본격화했다. 

52세의 노태문 사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포스텍 박사 출신으로 199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38세에 상무로 승진한 것에 이어 3년만에 전무로 발탁됐다. 이어 2018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1년만에 사장으로 고속승진한 데 이어 올해에는 삼성 스마트폰의 사령탑을 맡게 됐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이런 기조는 임원승진에서도 두드러진다. 삼성전자의 임원승진자는 전년 158명에서 올해 162명으로 소폭 늘었지만 발탁승진 규모는 18명에서 24명으로 크게 늘었다. 발탁승진은 연력와 연차에 무관하게 성과와 역량을 보유한 인재를 승진시키는 제도다.

부사장 승진자 중에는 무선사업부 전략제품개발1팀장 최원준 부사장이 1970년생(50세)로 최연소 부사장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모바일 단말 및 칩세트 개발 전문가로 세계 최초 5G 단말 상용화, S10/Note10 적기 출시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 싱크탱크 팀장 프라나브 미스트리(Pranav Mistry) 전무와 경영지원실 기획팀 소속 마티유 아포테커(Mathieu Apotheker) 상무가 각각 39세 나이로 최연소 승진자가 됐다. 이들은 로보틱스 콘셉트 핵심기술 개발이나 5G, AI(인공지능) 신기술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공로를 인정받았다. 

◆ 가속도 붙는 세대교체…조직 활기 넣는다

젊은 리더의 승진을 통한 세대교체는 삼성 금융 계열사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5곳 중 3곳의 CEO가 교체되면서 세대교체가 본격화 됐기 때문이다. 

대표이사로 발탁된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김대환 삼성카드 부사장, 심종극 삼성자산운영 부사장 등이 세대교체의 주역이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들은 모두 50대로 비교적 젊은 분야의 전문가로 꼽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삼성전기의 신임 대표이사로 승진 내정된 경계현 사장은 1963년생으로 57세다.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조직개편이 마무리되면서 향후 이 부회장이 그리는 ‘뉴 삼성’의 밑그림이 완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내달 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해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7개 계열사의 준법여부를 직접적으로 감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그룹 전반의 쇄신과 변화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삼성은 조직개편 등의 후속 조치도 조만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