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금.소.똑] 사모펀드 투자할 때 이것만은 꼭
[2020 금.소.똑] 사모펀드 투자할 때 이것만은 꼭
  • 어예진 기자
  • 승인 2020.01.20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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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용지 기자
그래픽=김용지 기자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는 다사다난했습니다. 그 가운데 DLS·DLF 등 파생결합상품 사태로 일부 금융소비자들은 적지 않은 고통을 겪었습니다. 이에 <비즈트리뷴>은 2020년 한 해 동안 [금융소비, 똑똑하게]라는 캠페인에 나서고자 합니다. 날이 갈수록 금융상품은 복잡다단해지고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로 전환하면서 은퇴자금을 안전하게 운용하려는 니즈는 급증하는 반면, 수익을 내기는 갈수록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특히 고령의 금융소비자들은 파생결합상품 사태와 같은 금융 리스크에 늘 노출돼 있습니다. <비즈트리뷴>은 금융취약 소비자를 위해 금융사들은 물론 소비자단체, 금융전문가 등의 조언을 통해 현명하게 금융상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알기 쉽게 제공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연기 여파로 금전적 손실은 물론 투자자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일반 투자 상품보다 수익률이 높아 매력적인 사모펀드는 ‘High Risk High Return’ 이라는 금융 공식을 여실히 반영하는 초고위험 상품이다. 사모펀드는 투자 구조를 만들기 나름이기 때문에 모든 상품을 이해하고 파악하기 어려워 또다시 라임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다는 보장도 없다.

비즈트리뷴은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국내 증권사의 고액자산가 담당 PB 10명에게 투자자들이 반드시 인지하고 주의해야하는 ‘사모펀드 투자 주의사항’을 들어봤다.

① 수익률 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펀드 정보’

투자의 기본은 내가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하느냐다. ‘내 돈’이 어디로 가서 어떻게 수익을 끌어오는지는 반드시 알아야 할 첫 번째 정보다.

가장 기본적인 체크 사항은 투자 대상 자산이다. 국내인지 해외인지, 주식인지 채권인지 대체투자인지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PB에게 말로 듣지 말고 서류상으로 확인하자.

환매 가능 여부와 환매 주기도 알아야 한다.  사모펀드는 폐쇄형이기 때문에 지금의 라임사태처럼 중도에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6개월마다 만기를 열어 환매가 가능하고 확정 금리가 지급된다는 말은 대부분 신뢰하기 어려운 상품으로 봐도 된다는 게 PB들의 설명이다.

투자 구조에 레버리지가 사용되는지도 꼭 확인해볼 요소다. 사모펀드일 경우 순수 운용사 투자자금만으로 운용하는지, 설정액을 담보로 레버리지(대출 투자)가 들어가는지 PB들에게 물어보자. 운용사는 적은 돈으로 큰 자산을 매입해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최악의 경우는 손실 여파가 투자자에게까지 올 수 있다. 최근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는 TRS(총수익스왑)를 맺은 증권사가 3500억원어치 레버리지 투자를 해 운용했던 상품이다.

운용사의 자기자본 투입 여부도 중요하다. A 증권사 고객자산가 담당 PB는 “운용사 자신들의 자금이 투자 자금으로 들어간 경우 그 펀드는 대부분 좋은 수익률이 난다”라고 귀띔한다. 

이밖에도 기초자산에 따른 과세 여부, 과세 시기, 성과 보수 지급 기준, 환노출 여부 등을 확인하면 좋다.

② 마케팅, 수치에 속지 말자

과거 수익률 등 수치를 내세워 마케팅을 유독 강조하는 회사는 믿고 거르는 게 좋다. 특히 운용회사 전체 펀드의 평균 수익률만을 강조하거나, 같은 조건의 펀드가 아닌 상품과 비교해 얻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곳도 있다. 자세히 보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은 수치만 보고 속기 쉽다.

백테스트도 온전히 믿지 말자. 가령, ‘과거 10년간 해당 펀드의 전략을 썼을 때 수익률이 40%에 달했다’는 결과가 있다. 이는 시기를 언제로 잡을지, 조건을 어떻게 산출할지 모두 운용사에서 조정이 가능하다.

③  존재감 없는 펀드는 지양해야

운용사의 1호 펀드가 잘되면 인기에 힘입어 2호 3호 펀드가 잇따라 출시된다. 주변에서도 같은 전략을 따라가는 상품들이 늘어난다. B증권사 고액자산가 담당 PB는 “시장 수요에 맞춰 나오는 펀드는 위험하다. 시장이 원하는 방식대로 1호, 2호, 3호 계속 나와 시장에 끌려가다 무너지게 되면 같이 무너지는 것이다. 자기만의 정체성이 분명한 펀드, 전략이 명확한 펀드가 좋다”고 조언한다.

그래픽=김용지 기자
그래픽=김용지 기자

④ 친구 따라 강남가면…위험하다

‘무조건 5% 수익 보장한다더라’, ‘요즘 강남 사모님들은 다 한다더라’는 식의 주변 유혹에 흔들리지 말자. PB들이 중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투자자의 판단’이다.

C증권사 고액자산가 담당 PB는 “사모펀드는 그 어떤 상품보다 투자자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 본인이 확인 할 수 있는 부분만 하는 것이 맞다”며 “사모펀드는 워낙 다양한 형태로 발행되다 보니 다룰 수 있는 항목이 너무 많고 어렵다. 내용에 확신을 가질 수 없다고 하면 가입을 아예 권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④ PB 말을 모두 믿지 말 것

PB들이 하는 조언 중 하나는 담당 PB를 잘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상품의 위험도를 잘 체크해주는 PB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투자자 본인의 판단이 어려운 경우라면, 위험관리 부분에 초점을 맞춰 솔직하게 지적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수익률은 높지만 그만큼 원금 손실 가능성 등 위험성이 매우 높습니다'라고 얘기해 줄 수 있는 PB를 찾자.

D증권사 고액자산가 담당 PB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까지 전체 매크로를 짚어줄 수 있는, 시야 넓은 PB인가를 잘 보시라고 말하고 싶다"며 "중도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에 2,3년 후 전망, 위험도 체크를 꼼꼼하게 하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⑤ 위험인지 = 책임투자

과거와 달리 사모펀드에 투자되는 기초자산과 구조가 매우 복잡해졌다.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는 구조는 과거의 트랙레코드가 존재하지만 최근 사모펀드는 데이터가 없는 경우도 많다.

PB들 조차 구조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운용사를 통해 직접 듣고 위험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투자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위험고지서’에 적힌 내용을 반드시 확인하고 꼼꼼히 읽어보자. 우리가 ‘듣고 이해하였음이라고 쓰세요’라는 말만 듣고 따라 쓴 그 부분에는 상품의 손실 가능성과 환매 조건 등 중요한 정보가 다 들어있다. 담당자에게 해당 내용을 일일이 질문 하는 것에 주저하지 말자.

마지막은 분산투자다. 전체 투자 자산에서 사모펀드가 차지하는 비율을 분명히 정해두자.

F증권사 고액자산가 담당 PB는 “사모펀드가 아무리 좋아보여도 나의 전체 투자자금의 30% 이상은 안한다던지, 사모펀드 투자 시에도 하나에 몰아넣지 말고 투자 자산별로 3개 정도로 나눠 들어간다던지, 투자 계획을 분명히 세우고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비즈트리뷴=어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