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셀트리온 '삼총사' 합병카드 내놓은 서정진 회장, 왜?
[이슈분석] 셀트리온 '삼총사' 합병카드 내놓은 서정진 회장, 왜?
  • 전지현
  • 승인 2020.01.2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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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셀트리온헬스케어 3사 합병 가시화 기대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3개 계열사를 내년에 합병할 수 있다는 뜻을 또 다시 내비쳤다. 지난해 3월 주총장에서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지 1년만의 일이다. '셀트리온 3총사' 합병이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 아니냐는데 관심이 모아진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주주들이 원한다면 내년에라도 셀트리온의 세 회사 통합을 추진하겠다"며 "(합병 시 수익률이) 50% 이상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해당 소식에 대한 거래소 조회공시 요구에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공식입장을 전했다.

셀트리온은 "주주들의 찬성 비율이 높다는 전제 하에 합병에 대한 내부검토를 진행 중이나, 아직 합병에 대한 방법, 시기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추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 하겠다"고 말했다.

◆1년새 두번 언급된 창업주의 '셀트리온 삼총사' 합병 발언, '내부거래 이슈' 해소 기대

서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3월 진행된 제 28차 주주총회 자리에서도 있었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론 3개 계열사 합병이 가시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서 회장은 당시 Q&A 시간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합병에 대한 한 주주의 질문에 대해 '주주의 뜻'에 달렸음을 강조하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당시 서 회장은 "현재 합병계획을 갖고 있지 않지만, 셀트리온, 헬트리온제약, 셀트리온 헬스케어 등 3개 회사 주주들이 동의한다면,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날수 있어 오픈마인드로 받아들인다"며 "개인적으론 합병 양도세만 1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나를 제외한 다른 주주의견에 전적으로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코스닥 사장을 앞둔 2017년에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설이 번지기도 했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할 경우, 긍정적 효과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셀트리온은 사업 초기 형성된 계열사 구조로 인해 ‘일감 몰아주기’ 이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을 개발 및 생산하는 셀트리온 제품의 해외 마케팅과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셀트리온제약은 셀트리온이 크게 하지 않는 화학합성의약품을 생산하면서 셀트리온 제품의 국내 판매에 나서고 있다.

사업 초기 개발·제조 법인과 판매 법인 등을 따로 둬 이 같은 사업구조를 띄게 됐지만, 기형적인 모델을 형성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셀트리온은 지난해 말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이름을 올려야 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최근 3년새 전체매출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로부터 거둔 매출비중은 2016년 약 87%, 2017년 약 67%, 2018년 약 89%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서 회장은 2013년, 2014년 셀트리온의 일감을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몰아줬다는 이유로 국세청으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로 132억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 매출이 셀트리온헬스케어 재고축적을 위해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합병 후 내부거래가 없어져 사업구조가 보다 투명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