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표 개선됐을까? 40대·초단시간 일자리 등 과제 산적
고용지표 개선됐을까? 40대·초단시간 일자리 등 과제 산적
  • 용윤신 기자
  • 승인 2020.01.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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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정부서울청사 ‘고용동향 및 향후 정책 방향 관련 합동 브리핑’
브리핑 하는 홍남기 부총리 | 연합뉴스
브리핑 하는 홍남기 부총리 |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강신욱 통계청장 등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용동향 및 향후 정책 방향 관련 합동 브리핑’을 진행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가 30만명 넘게 늘고, 고용률이 22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는 등 지표상으로는 고용 시장의 회복세가 뚜렷하다.

홍 부총리는 이를 두고 “지난해가 고용이 양적·질적으로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인 일자리 반등의 해였다”면서 “취업자, 고용률, 실업 등 3대 고용지표가 모두 개선되면서 양적 측면에서 V자형 반등에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 주도 60대 고령층의 일자리 증가, 주 1~17시간 일하는 초단시간 노동자 증가 등을 외면한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15세 이상 고용률 22년 만에 최고치 기록...60대 사상 최대치, 인구 변화 탓?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5세 이상 고용률은 60.9%로 1997년(60.9%)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43.5%로 2006년 이래 최고치를 찍었다. 이는 정부의 재정 일자리에 힘입어 취업자 증가폭이 30만1천명으로 30만명대를 회복한 덕택이다. 이는 정부가 예상한 20만 명의 1.5배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가 사상 최대로 늘어난 반면 40대 취업자는 28년 만에 최대로 감소했다는 점에서 분석이 필요하다.

지난해 늘어난 60세 이상 취업자가 37만7천명에 달하고, 그 증가폭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65년 이래 최대였지만 40대 취업자는 16만2천명, 30대는 5만3천명 각각 감소했기 때문이다. 40대 취업자 감소폭은 1991년(26만6천명) 이후 가장 컸다. 40대와 제조업 취업자 감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여전히 해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인구 변화가 고용률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이와 관련해 강신욱 통계청장은 “인구 변화를 분명하게 설명하기 위해 연초에 경제활동인구와 연령대별 모집단 변화에 대한 설명의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 인구구조 변화를 감안해 경제활동 참여율과 고용 변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 주 1~17시간 일하는 초단시간 노동자 역대 최대 증가

초단시간으로 분류되는 1∼17시간 취업자가 7만명 증가해 역대 최대로 늘어났다. 근로시간대별로 취업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시간대는 44시간 전후이다. 

2019년 1~11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보면 전체 취업자는 28만1천명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당 시간대별로 보면 1~17시간은 29만6천명이 늘고, 18~35시간은 13만 명이 줄었고, 36~44시간은 68만3천명이 늘었다. 45~53시간과 54시간 이상은 각각 10만3천명, 49만6천명이 줄었다. 

이재갑 장관은 “17시간 이하 단시간 일자리는 29만6천명이 늘었는데 적지 않은 수준이지만 경제 규모와 고용 환경이 변화하면서 단시간 일자리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단시간 일자리 비중은 17%이고, 우리나라는 12%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단시간 일자리에 대한 수요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취업자 증가는 여성, 고령자, 청년층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들은 단시간 근로를 선호 계층들이다. 청년은 학업과 일을, 여성은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는 문제가 있고 고령자는 건강상의 이유가 있다. 이 계층에서 취업자가 증가하기 때문에 단시간 근로자가 늘었다. 일과 가사, 양육 측면에서 보면 일자리 질이 낮아졌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또한 우리나라 단시간 근로자는 대부분 추가 근로를 희망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단시간 근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 전체 자영업자 줄고, '나 홀로 자영업자' 늘어...40대 고용대책 3월 발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1만4천명 줄어 24만7천명 감소했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1998년 이후 가장 많이 감소했다.

고용원을 없애는 자영업자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한 해 고용원을 두지 않은 ‘나 홀로 자영업자’는 총 406만8천명으로 전년보다 8만1천명(2%) 증가했다. 반대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53만8천명으로 11만4천명(6.9%) 감소했다.

홍 부총리는 금년 3월 발표예정인 40대 고용부진 대책의 윤곽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대책에는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지원대책, ▲고용시장에서 벗어난 40대의 역량 강화, ▲40대의 창업 역량을 높이고 지원하는 대책이 포함됐다.

[비즈트리뷴(세종)=용윤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