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공항 면세점 쟁탈전 초읽기...'1조' 향한 4파전 '불꽃경쟁'
[이슈분석] 공항 면세점 쟁탈전 초읽기...'1조' 향한 4파전 '불꽃경쟁'
  • 전지현
  • 승인 2020.01.1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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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 사업권 8개 구역에 대한 입찰 공고일이 다가오면서 면세점업계의 '불꽃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면세점 운영사업자들은 세계 매출 1위 공항 면세점 사업자의 '황금티켓'을 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이 설 연휴 전에 발표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 긴장을 높이고 있다. 당초 인천공항 면세점은 입찰공고를 지난해 12월 중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계속 미루면서 1월로 연기했다.

인천공항 면세점 전경. 사진=연합뉴스.
인천공항 면세점 전경. 사진=연합뉴스.

입찰대상 구역은 롯데면세점(DF3 주류·담배), 신라면세점(DF2·4·6 화장품·향수, 주류·담배, 패션·잡화), 신세계면세점(DF7 패션·잡화) 등 대기업 구역 5곳과 SM면세점(DF9 전품목), 시티플러스(DF10 전품목), 엔타스듀티프리(DF12 주류·담배) 등 중소기업 구역 3곳 등 총 8곳이다. 이중 인전공항면세점의 대기업 구역 5곳 매출은 1조원에 달한다.

인천공항공사가 오는 2월 말 사업능력과 가격평가를 실시해 최종사업자를 선정하면, 9월부터 영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2조6000억원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올해 매출은 2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의 경우 관세법 개정에 따라 면세점 임대기간이 기존 5년에서 10년까지 늘어났다는 이점이 있다. 또 기존 임대료 산정방식인 최저보장금액 방식이 아닌 매출의 일정 비율만 임대료로 내는 영업요율 산정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임차료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매출 1위 '황금알' 면세점 향한 '역대급 입찰전' 본격화

이번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경쟁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여겨지는 데는 세계 최대 규모 면세점이란 장점과 그간 부담으로 지적됐던 임차료 부담이 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역대급 입찰전'이 될만큼 면세업체들간 눈치경쟁을 펼쳐질 것이란 시선이 지배적이다.

사진=각사.
사진=각사.

현재 대기업구역 입찰전에 나설것으로 이름을 올리는 곳은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면세점 상위 4개사다.

면세업에 부동의 1위인 롯데면세점의 경우 이번 입찰에 필사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 역시 지난해 10월 진행된 한 포럼에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특허권이)내년 8월에 끝나는 만큼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며 이번 입찰에 대한 의지를 시사한 바 있다.

실제 인천공항면세점은 롯데면세점에 있어 뼈아프다. 지난해 2월 높은 임대료를 이유로 '노른자'로 꼽혔던 인천공항 면세점 3개 구역 사업권을 반납한바 있어서다.

당초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의 계약기간은 2016~2020년이었으나 인공공항공사와의 임대료 감면 협상을 제대로 이끌지 못하면서 면세점에서 철수했다. 그사이 업계 2위였던 신라면세점(30%)의 추격을 막지 못하고 시장점유율 격차를 9%까지 좁히고 말았다.

신세계면세점에게도 이번 입찰은 업계 3위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데다 해외진출에도 유리해진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2012년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면세점 인수를 통해 면세사업을 첫 시작했다. 한동안 지방면세점만 운영하며 서울권 진입에 군침흘리던 신세계면세점은 서울 명동에 면세사업권을 따내면서 본격적인 면세점 사업을 펼쳐왔다.

이후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던 3개 구역 사업권을 넘겨받아 공항면세점에도 입성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순차적인 시장 확대를 통해 지난해 매출 1조를 돌파, '빅3' 면세점에 자자리매김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엔 강남에도 면세점을 오픈, 인천공항면세점 추가 입찰까지 성공할 경우 총 3조원 상당 매출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시작된 '쩐의 전쟁', 각사별 복잡한 셈법 가동

이번 입찰전에서 가장 주목되는 곳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15년 시내면세점 입찰에 떨어진 후 2016년 재도전에 나서 사업권을 획득, 면세점시장에 첫 발을 들였다.

이후 강남점 한곳만 운영했으나, 지난해 10월 두산그룹이 반납한 두타면세점 특허권을 추가로 획득하면서 강남에 이어 강북 진출에도 성공했다. 두타면세점은 689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올해 1분기부터 운영을 시작하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2배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중이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재 공항면세점이 없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이번 입찰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입찰에 참여하면, 후발주자인 만큼 '빅3'와 입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높은 입찰금을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수익성이 문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236, 194억, 171억 영업손실을 보는 등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 면세점은 전 세계 면세점 중 매출 규모가 가장 커 브랜드 유치나 규모의 경제면에서 이점이 있는 만큼 사업자들의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 어느때보다 사업권 획득을 위한 치열한 물밑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