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동일, 더이상 방직회사 아니다...의류 알루미늄 플랜트 주목
DI동일, 더이상 방직회사 아니다...의류 알루미늄 플랜트 주목
  • 김유진 기자
  • 승인 2020.01.14 1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DI동일은 2019년 1~3분기 매출액 7,152억원(+3.7%), 영업이익 413억원(+3.8%), 지배주주순이익 142억원(+13.2%)을 거뒀다.

DB투자증권은 이에대해 "눈에 띄는 성장 폭은 아니다. 다만 원면 가격 급락으로 섬유소재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70억원 흑자에서 19억원 적자로 전환된 가운데 이뤄낸 성과"라고 진단했다.

알루미늄 부문은 매출액 증가율이 3.1%에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47.4% 늘었다. 가정용, 일반산업용 포일 매출도 부진했으나 고수익 품목인 2차전지용 포일 매출이 증가하며 제품믹스가 크게 개선됐다.

플랜트 부분은 매출액(+83.9%)과 영업이익(+419.9%)이 모두 급증했다. 국내 환경설비 투자 증가와 2018년말 연결 편입된 플라즈마텍의 실적 가세 덕분이다. 이익 기여도가 가장 높은 의류 부문은 라코스테 브랜드 카테고리 확장과 자체 브랜드 구조조정으로 두자릿수 이익률을 유지했다.

더이상 방직회사 아니다.

DI동일은 섬유소재, 의류, 알루미늄, 플랜트 사업 등을 영위하는 동일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다.

지난해 3월 동일방직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라코스테 브랜드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를 제조/판매하는 동일드방레, 알루미늄박과 열교환기를 만드는 동일알루미늄, 베트남 원사 제조 법인 동일 베트남, 아놀드 파마 등의 자체 브랜드 의류를 제조/판매하는 디아이플로, 환경오염방지 설비를 공급하는 동일씨앤이, 수입가구와 화장품 도소매 사업을 영위하는 디아이비즈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본사는 특수사 제조와 섬유소재 트레이딩을 담당한다. 윤경하 연구원은 "최대주주 정헌재단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율이 20.1%에 불과하나, 자사주(27%)와 우호주주(동양섬유, 6.0%) 지분율이 높아 지배구조는 비교적 견고하다"고 진단했다.

비섬유부문 강하다

이 회사는 섬유소재(본사, 동일 베트남), 의류(동일드방레, 디아이플로), 알루미늄(동일알루미늄), 플랜트 (동일씨앤이), 가구(디아이비즈), 화장품(디아이비즈) 등 6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9년 1~3분기 부문별 매출액 구성은 섬유소재 36.5%, 의류 31.1%, 알루미늄 23.9%, 플랜트 6.6%, 화장품/가구 및 기타 2.0%다. 사명에서 ‘방직’을 떼어냈지만, 여전히 섬유소재의 매출 기여도가 가장 높다. 반면 2019년 1~3분기 부문별 영업이익은 섬유소재 -19억원, 의류 250억원, 알루미늄 142억원, 플랜트 56억원, 가구/화장품 및 연결조정 -16억원으로, 非섬유소재 사업들에서 대부분의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2020년 전망은

유 연구원은 2020년에는 DI동일의 실적 개선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원면 가격 반등에 따른 섬유소재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지난 3분기 파운드당 60센트를 하회했던 원면가격이 미∙중 무역분쟁 해빙 분위기를 타고 올해 1월 70센트선을 회복했다"며 "이 회사의 원사 판매가격은 원면가격에 연동하며, 대체로 원면 가격이 상승할 때 수익성이 개선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일알루미늄이 약 400억원을 들여 신규 도입한 압연 4호기가 오는 2분기 본가동을 개시한다. 수익성이 높은 2차전지 소재 제조 설비로 사용된다"며 "완전 가동시 최대 500억원의 매출액 증가와 추가적인 이익률 상승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연 250억원 이상 지배주주순이익 창출 가능

유 연구원은 "투자자 관점에서 동사의 고질적인 문제는 영업이익과 지배주주순이익의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었다. 영업이익 단에서 우수한 실적을 시현 중인 것과는 별개로, 지배주주순이익은 2010년을 끝으로 한 번도 100억원을 넘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국내 방적 사업 철수, 해외법인 정리, 영업권 상각, 의류 재고 처분 등에 따른 구조조정 비용이 계속해서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유 연구원은 "그러나 이제는 지난해 가동을 중단한 청주공장 자산 외에 비영업 손실이 발생할 여지가 줄었다"며 "이에 따라 2020년에는 구조조정 비용 발생 규모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의류 부문의 견고한 이익 창출력과 알루미늄/플랜트 부문의 성장성을 고려할 때, 올해부터는 연간 200억원 이상의 지배주주순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국내 방적 사업 철수 과정에서 발생한 유휴자산 처리도 눈여겨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현재 인천, 청주, 장항, 구로 등 공장부지 네 곳을 유휴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총 면적은 17.3만㎡, 합산 장부가치는 약 1400억원에 이른다. 청주 공장과 장항 공장은 매각을 추진 중이고, 개발 잠재력이 높은 인천 공장과 구로 공장은 개발사업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

유 연구원은 "현재 DI동일은 약 2300억원에 이르는 순차입금을 안고 있는데, 자산 매각이 실현되면 차입금 규모도 줄어들 것"이라며 "상각비용을 여유 있게 잡은 자산들이어서 매각 차익 발생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